신라에 견줄수있는 문화권 발굴 기대 불구 2조1천억 예산 부담… 사업기간 5년 연장
민자유치 실적 전무 관련대책 적극 모색을 최고의 관광사업으로 승화위해 머리 맞대야
1000년이 넘게 방치돼 온 백제문화가 정부의 주도 아래 발굴, 재정비되고 있다. 백제문화권개발사업은 경주를 중심으로 한 신라문화권에 견줄 수 있는 백제문화를 발굴하고, 이를 관광자원화해 찬란한 역사를 계승하는 동시에 새로운 관광문화의 ‘힘’을 찾는 의미 있는 사업이다. 나아가 행정도시 건설에 따라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우뚝 서는 충남에 찬란한 백제문화의 재현을 통한 자긍심을 심어주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다. 지금까지의 백제문화권개발사업의 현황과 향후 전망 등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개요=백제문화권개발사업은 1994년 공주·부여·계룡 일대 1620㎢에 2조1434억원(국비 7443억원, 지방비 6051억원, 민자 8940억원)을 들여 2005년까지 38개 사업을 추진하는 종합개발계획을 확정, 추진해 왔다.
38개 사업은 문화유적정비 9개, 관광자원개발 8개, 도로교통망 6개, 도시기반시설 7개, 계룡신도시 8개 등으로 구성, 추진돼 왔다.특히 관광자원개발사업에 있어 핵심사업인 백제역사재현단지에는 개국촌(건국 초기의 생활상 표현), 왕궁촌(사비왕궁 및 도성 재현), 전통민속촌(마을 및 생활상 재현), 군사통신촌(군사시설 재현), 장제묘지촌(한성, 웅진, 사비시대 장제·묘제 재현), 산업교역촌(산업생활 재현), 풍속종교촌(전통풍습과 종교행사 재현 및 문화소개) 등 7개의 역사재현촌을 건설한다.
백제역사재현단지에는 또 전통문화의 재정립 및 연구를 통한 인재육성을 하는 한국전통문화학교와 예술인의 작업, 집필 등 창작 활동의 장이 되는 예술인 마을, 호텔, 컨벤션 센터 등이 들어서는 연구교육촌과 백제역사민속박물관 등이 건설될 예정이었다.
도는 그러나 사업이 지지부진해지자 사업 기간을 오는 2010년까지 5년 연장하고 사업내용을 당초 5개 부문 38개 사업에서 4개 사업이 늘어난 42개 사업으로 늘리는 변경계획을 신청, 정부에서 지난해 말 확정·고시했다. 사업비는 당초 2조1434억원에서 2조1310억원으로 124억이 감소했지만 국비는 845억원이 증액됐다.
변경된 주요 사업은 문화재청의 ‘제3차문화권정비계획’을 수용, 부여 관북리 백제유적정비 사업 등 5개 사업이 추가돼 7건 806억원에서 12건 1099억원으로 변경됐으며, 백제역사재현단지에 기능촌전시연출시설과 상징조형물건립비 등을 추가 반영했다.
그러나 호텔, 컨벤션센터, 종합운동장, 종합상가 등 민자유치가 불투명한 시설은 계획에서 제외시켰다. 또 공주우회도로 노선을 당초 2.1㎞ 330억원에서 7.2㎞ 670억원으로 연장하고, 전통문화학교 진입로를 공주~서천 간 고속도로 부여IC까지 2㎞ 연장했다.도는 우선 올해 총 1109억원을 투자, 12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도는 부여 정림사지 정비 및 공주 장선리 토실 유적 정비사업 등 문화유적 정비에 250억원, 부여 풍물거리 조성에 25억원, 백제큰길 연결도로 등 도로교통시설 확충에 131억원, 입암산업단지 등 계룡지역 개발사업에 203억원, 기타 관광휴양시설 확충에 3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백제문화권개발사업의 핵심인 백제역사재현단지 조성은 현재 68%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도는 중궁전, 동궁전, 서궁전과 능사 5층 목탑 건축을 완료하고, 현재 단청 공사를 진행하는 한편, 역사박물관은 공사를 마무리 짓고 3월 개장을 위한 막바지 준비를 하고 있으며, 산업교역촌, 풍속종교촌 등 민자사업도 투자자 선정 및 행정정파를 완료하고 올해 440억원을 투입, 본격 시행할 계획이다.
▲과제=충남 발전의 새 전기를 마련하는 백제문화권 개발사업은 10년이 넘도록 지지부진하면서 비난을 샀다. 도로 등 인프라 확충은 물론, 역사 문화와 관광자원을 개발해 충남의 획기적 발전을 기대하는 사업이 표류한다는 것은 충남 개발전략의 큰 축이 무너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실망감 또한 큰 상황이다.
사업 부진의 한 이유로 지적되는 것은 바로 민간자본 유치실적이 없다는 점이다.
민자유치 대상사업들이 투자를 끌어들일만한 매력이 적거나 투자 시기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번에 변경된 사업계획을 보면 당초 8940억원이던 민자가 9765억원으로 1000여억원이 줄어 도가 올해 전체 공정률을 6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은 난항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백제문화권 개발사업의 민자 유치를 활성화하기 위한 고민과 강한 추진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또 사업을 기간 내에 완료했다고 해서 저절로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고 경고한다.
사업이 완료된 뒤 지역민들의 자긍심 고취는 물론, 관광 상품으로서의 타당성이 확인되면 문화재 보존정책에 대한 일대 시스템 전환이 뒤따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하고 있다.
무엇보다 백제역사문화 복원의 핵심은 역사성 회복인 만큼 철저한 고증을 통해 옛 모습 그대로 되살리는 등 완공 후의 관리와 운영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예를 들어 정림사지 녹색거리 조성 등에 있어 관광객에 대한 편의 제공 차원을 넘어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한 역사공원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사후 관리에서 빠뜨릴 수 없는 것이 바로 주변지역과의 연계성이라고 강조한다.
충남이 백제 역사문화의 중심지역임을 상기하며 충화면 가화리 서동요 세트장을 비롯한 전북 익산의 백제 역사문화촌과의 연계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충남발전연구원 관계자는 “백제역사문화의 재현과 보존사업은 국가의 자존심과 자긍심을 되찾는 대역사인 만큼 원형에 가까운 재현과 동시에 최고의 관광사업으로 승화시켜야 한다”며 “이를 위해 경주의 신라문화권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역사체험형 테마관광지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 부여 백제역사재현단지내에 재현되는 높이 29m의 백제 5층 목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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