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편지] ‘독일 마을’과 외국인 근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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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편지] ‘독일 마을’과 외국인 근로자

  • 승인 2006-01-20 00:00
  • 충남도의회 총무담당관충남도의회 총무담당관
얼마 전 네 엄마와 남해도에 갔다가 독일마을을 둘러보았다. 이 마을은 70년대 독일에 파견되었다가 귀국한 근로자들을 위하여 군(郡)에서 마련한 터전으로, 한 눈에 들어오는 쪽빛바다의 푸르름과 대비되는 빨강색 지붕의 독일풍 건물과 그곳에 사는 사람들을 마주치면서 잠시 생각에 잠겨 보았다.

산업화가 최우선 과제이던 당시의 우리나라는 독일에 광원(鑛員)과 간호사를 파견하였고, 그 분들이 보내오는 귀중한 외화를 종자돈으로 하여 고속도로를 만들고 공장을 세워 오늘 날 이만큼 살만한 기초를 닦는데 이바지하였으니, 소설 ‘한강’에서 그분들의 이야기를 읽고 목이 멘 적도 있지만, 물설고 낯선 이국땅에서 온갖 고초를 견디면서 힘들게 일한 그분들이야말로 진정한 애국자였다고 믿는다.

이제 처지가 바뀌어, 요즈음 우리나라에 많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와서 그들의 배고픈 가족과 조국을 위하여 일하고 있는데, 일부 일터에서 (욕설을 듣고 봉급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보도를 종종 보면서, 지난 날 해외에 취업했던 우리나라 근로자들은 어떤 환경에서 일을 했을까 생각해본다.

어떻게 보면 외국의 근로자들은 돈을 벌거나 기술을 배우러 왔다고는 하나, 사실은 우리나라도 그들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만약 그들이 한꺼번에 나간다면 많은 공장들이 가동을 멈추게 된다는 우려도 있다. 그 외국인 근로자들이 귀국하여 ‘한국 마을’을 만들고 우리나라를 ‘따뜻한 정이 넘치는 나라’, ‘코리아 드림’을 이룬 고마운 나라였다는 추억을 간직할 수 있도록, 특히 너와 같은 세대의 젊은이들이 먼저 가진 사람의 여유와 아량으로 관심과 사랑을 베풀어주는 마음을 가졌으면 한다.

가슴을 열어주는 푸른 바다가 평화롭게 내려다보이는 그 곳에서, 개인과 나라가 겪는 역사의 순환을 생각해 보면서, 네 엄마가 30년 전 일하였던 독일의 그곳을 가보고 싶다는 생각도 함께 가져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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