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기다리는 저들을 보라. 어서가서 웃.기.자.”
정준호 김상중 정웅인
5년 전, ‘두사부일체’는 조폭 두목 (김상중)이 계두식(정준호)에게 “너 대학 가라”고 하는 것으로 끝났다. ‘투사부일체’는 대학생이 된 두식의 이야기로 전편의 뒤를 잇는다.
계두식은 사범대생이다. 그것도 윤리교육과 학생이다. 무식한 두식이 어떻게 대학에 들어갔는지, 조폭이 하필 윤리를 전공으로 선택했는지, 궁금하지만 설명이 없다. 그가 졸업학점을 따기 위해 강성 고등학교에 교생실습을 나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두식은 아이들과 제법 마음도 트게 되고 그중에서도 외로움을 간직한 여학생과 미정과 통한다. 미정은 학교 재단비리의 피해자다. 미정을 위해 두식은 조직과 또 자신의 입지와 관련된 중요한 것들을 포기한다.
속편은 대개 전편보다 ‘크게, 강력하게, 더 자극적으로’를 추구한다. 하지만 ‘투사부일체’는 전편과 큰 차이를 만들지 못한다. 학교는 여전히 온갖 비리가 난무하는 곳이고, 일자무식 조폭 특유의 황당한 언행을 웃음의 주요 소재로 삼는 것도 그렇다. 인텔리인 척하는 김상두(정웅인)과 대가리(정운택)도 달라진 게 없다.
웃음을 끌어내는 방식도 안이하다. 다른 코미디물에서 이미 본 게 적잖다. 두식이 ‘danger’를 잘못 읽는 바람에 ‘담궈’로 알아들은 부하들이 패싸움을 벌이러 가는 대목은, ‘가문의 위기’에서 오렌지의 영어단어를 ‘델몬트’라고 주장(?)해 웃음을 끌어냈던 장면을 연상시킨다. 전편보다 나아진 게 있다면 영화적인 만듦새다. CF 감독 출신인 김동원 감독은 거칠기만 했던 전편의 화면을 깔끔하게 정리해 놓았다. 그러나 거기까지다. 전체적인 드라마 구조가 전편과 거의 똑같다보니 너무 무성의한 속편이 되어버렸다.
그냥 웃자고 만든 영화에 까탈부릴 게 뭐 있냐고 한다면 할 말은 없다. 하지만 웃음도 드라마가 탄탄해야 약발을 받는다. 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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