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보는 무엇일까=족보(族譜)에는 시조(始祖)부터 역대 조상의 얼과 우리나라의 역사가 담겨 있으며 집안의 뿌리를 알 수 있는 한 집안의 역사책이다.
옛날부터 족보는 집안의 보물처럼 소중히 간직하고 이를 대할때는 상위에 모셔놓고 정화수를 떠서 절을 두번한 후에 경건한 마음으로 살아계신 조상을 대하듯 했으며 자신의 목숨보다 중요하게 여겼다. 이처럼 소중하게 여겨온 족보가 요즘들어 핵가족 제도가 되면서 봉건사상의 유물로만 생각하고 도외시하는 경향이 일고 있다.
그러나 지금도 ‘근본이 없는 사람’으로 치부되었을 때 그하나만으로도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는 사회적 풍토 속에서 우리 조상들이 족보를 왜 그렇게 소중히 여겼는지를 쉽게 알 수 있다. 족보는 ‘피의 기록이며 혈연의 역사’이다.
고려시대 첫 기록… 2천년간 문헌으로 이어져
▲우리나라 족보의 역사=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부러워 할 정도로 족보가 잘 발달된 것으로 정평이 나있으며, 계보학의 종주국으로 꼽힌다. 외국에도 ‘족보학회’나, 심지어는 족보전문 도서관이 있는 곳이 있는 등 가계(家系)에 대한 관심이 많지만 우리처럼 각 가문마다 족보를 문헌으로까지 만들어 2000년 가까이 기록해온 나라는 없다. 현재 국립 중앙도서관 계보학 자료실에는 600여종에 1만3000여권의 족보가 소장돼 있다.
성씨 관계의 가장 중요한 자료라 할 수 있는 족보는 원래 중국의 6조(六朝)시대에 시작됐으며 이는 왕실의 계통을 기록한 것이었다. 우리나라의 족보는 고려왕실의 계통을 기록한 것으로 고려 의종(1146~1170)때 김관의(金寬毅)가 지은 ‘왕대종록(王代宗錄)’이 처음이다. 그러나 고려 때에도 양반 귀족은 그 씨족계보를 기록하는 것을 중요시했고, 제도적으로 종부시(宗簿寺)에서 족속의 보첩을 관장했다는 것으로 보아 당시의 귀족 사이에는 계보를 기록 보존하는 일이 실제로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 곳곳 족보학회·전문도서관 존재
▲외국에도 족보가 있을까=외국의 거의 모든 나라에 족보제도가 있다. 서구에는 Family Tree, 중국에는 종보(宗譜), 일본에서는 가보(家譜)라 하고 각 가문마다 대대로 전해져서 특별한 예식이나 명절에는 예복, 모자 등에 착용했다. 또 일본에는 일본가계도학회가 있어 전국적으로 지부가 설치돼 있으며 매월 정기적으로 ‘성씨와 가문’이라는 잡지를 발행하고 있다.
많은 나라들에 족보학회가 있으며, 족보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도서관이 있는 나라도 있다. 미국의 족보전문 도서관에는 족보가 마이크로 필름화 돼 있으며, 족보학회가 창립된지 80년이 넘어 많은 학자들이 여러 가지 세미나 등을 하고 있다.
미국의 일부 대학에서는 계보의 작성법을 학과에 편성해 놓고 연구발표회도 활발히 진행중이며 성씨마다 인터넷 사이트를 구축해 놓고 활발한 홍보 활동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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