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을 알고 나를 알면 ‘가문의 영광’

조상을 알고 나를 알면 ‘가문의 영광’

배재대 족보도서관

  • 승인 2006-01-20 00:00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132문중의 뿌리를 기록한 3000여권의 족보가 보관돼 있는 배재대 족보도서관은 수천년의 역사가 숨쉬고 있었다. 배재대 족보 도서관에 가면 잊혀져가는 조상과 민족에 대한 자긍심을 되찾을 수 있다.



대학 최초 독립코너 개설… 웹검색 가능
수천년 역사속 민족 자긍심 ‘발견의 장’
전국 문중과 편지 주고 받으며 자료수집
1년간 132문중 354분파 3000여권 모아




신의
뿌리와 조상을 찾고 있는 학생들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지금껏 성씨의 본관 정도만 알고 있던 어린 학생들이 자신의 조상과 조상들의 업적까지 꼼꼼히 살펴보며 ‘나’를 찾기에 여념이 없다.

“지금껏 본관 외에는 무슨 파인지, 몇 대손인지 잘 몰랐다. 이곳에 와서 나를 알게된 것 같다”는 이순자씨는 몇 번이고 족보 속 자신의 이름을 되새겼다.

정순훈 배재대 총장은 지난 2004년, 요즘 젊은이들에게 뿌리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겠다는 생각으로 족보 도서관을 계획하게 된다. 이에 배재대 도서관 관계자들은 전국의 문중을 찾아다니며 족보를 수집하고, 자료를 사 모으며 본격적인 족보 도서관 개관 준비에 착수했다.

준비위원회는 전국 문중에 편지를 보내 기증을 요구하거나 구입에 나섰고, 큰 문중에는 직접 대학 직원들이 방문해 관계자들의 설득에 나섰다.

족보는 각 성씨, 종파마다 30년 주기로 발간하고 있고, 발간 후 1년이 지나면 발간된 족보를 보관하지 않고 있어 수집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게다가 족보는 집안마다 큰형님만 소장하고 있기 때문에 ‘흔치 않은’ 집안의 보물을 선뜻 기증을 받아내는데 어려움이 뒤따랐다.

직원들과 교수들을 설득해 솔선수범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집안 족보를 기증받는가 하면, 인터넷으로 검색한 문중마다 편지를 주고받으며 자료수집에 나섰다.

또 오랫동안 족보를 발간해오던 ‘회상사’의 도움을 받아 많은 족보들을 기증받는 한편 소식을 전해들은 문중에서 직접 학교로 찾아와 족보를 기증하기도 하는 등 132문중, 354분파의 족보를 수집하기까지 꼬박 1년이란 시간이 소요됐다.

대학 도서관에 별도의 족보 자료만을 모아 독립코너를 개설한 것은 배재대가 처음.
족보 전시실에는 전의이씨, 단양 우씨 등 국내 희귀 성씨부터 경주김씨, 전주이씨 등 대규모 종파까지 족보들이 전시돼있다.

지난해 8월 문을 연 족보 도서관은 역사에 관심 있는 일반인들과 학생들에게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배재대 족보 도서관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자신의 뿌리와 유래에 대해 찾아볼 수 있는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하고 있다.

족보 도서관을 찾은 윤여로 군은 “교수님께서 자신의 뿌리에 대한 조사를 과제로 내 주시면서 족보 도서관을 처음 찾았으나 성씨와 종파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어 색다른 경험 이었다”며 “많은 친구들이 조상에 대한 관심이 적은데 우리학교에 이러한 의미 있는 도서관이 있다는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배재대 김세택 과장은 “성씨, 문중과 관련된 문헌이나 문집도 지속적으로 확보해 장기적으로 족보도서관을 독립, 별도로 운영할 방안도 계획하고 있다”며 “직접 족보 원본을 볼 수 있도록 하고 있어 대학생들과 지역주민들에게 뿌리찾기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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