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은 그래서 참으로 유난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몇 주째 계속되는 영하의 추위도 추위려니와 호남지역의 경우 기상 관측이래 최고의 폭설로 수 천억원대의 재산피해가 나 주민들의 시름을 깊게 했기 때문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피해지역이 재해지역으로 선포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게 됐고 전국 지자체 등의 복구지원에 힘입어 상처가 아물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2004년, 2005년 사이언스지 논문 발표로 일약 세계 생명공학계의 우상이 된 황우석 교수. 최근 그의 논문조작 및 환자 맞춤형 배아줄기 세포 전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국민들은 실망과 허탈, 분노와 배신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황 교수에 대한 기대가 너무나도 컸기 때문이다.
사실 서울대 조사위의 1,2차 발표에도 불구하고 많은 국민들은 황 교수가 적어도 배아줄기 세포 배양 원천기술만큼은 보유하고 있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IMF 시절과 2002년 월드컵 때 박세리와 붉은 악마가 국민에게 용기를 북돋워주었듯 황 교수 또한 배아줄기세포로 한국의 자긍심을 세계에 높여 주었다.
황 교수의 나락을 놓고 일각에서는 연구 여건이 전반적으로 열악한 국내 상황이 만들어 낸 산물이라 지적한다. 연구 과정의 투명성도 검증하지 않는 채 실적 지상주의를 부추겨 온 정부와 언론도 공동책임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도 회자되고 있다.
국민에게 큰 상심을 안겨 준 황 교수 사건. 그러나 이 사건은 미국과 영국 등 세계 각국으로 하여금 난치병 치료의 원천기술개발을 앞당기게 하는 촉매가 된 한편 우리 과학계에는 뼈 아픈 자성의 기회가 됐다.
오늘의 이 아픔과 부끄러움이 결코 헛되지 않기를 바라는 국민들의 기대와 소망이 그 어느 때보다 눈물겹도록 간절하다는 사실을 정부와 과학계는 주목해야 할 것이다.
여당의 개정 신학법 통과로 연초 들어 야당의 장외 투쟁이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사학의 비리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이를 바로 잡겠다는 정부 여당의 입법취지도, 비리 사학을 잡겠다고 전체 사학을 겨냥한 법 개정 또한 부당하다는 야당의 주장도 다 일리는 있다.
국민들의 바람은 야당 불참 속 여당의 새해 예산안 통과도, 나라 살림을 외면한 야당의 장외투쟁도 아니다. 어려운 남북문제도 대화로 풀어가는 마당에 한솥밥을 먹고 있는 국민들의 대표들이 제 가는 길만 옳다며 싸운다면 정녕 좋은 모습은 아니다.
신입생 배정을 거부해온 사학들이 비리 감사 등 정부의 강공 앞에 무릎을 꿇었다. 현행법으로도 사학의 비리척결이 가능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여야가 조금씩 양보하면 못 이룰 일이 없다. 비리 사학도 척결하고 사학설립의 목적도 살리는 묘안을 짜낸다면 국민들에게 더 없는 새해 선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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