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의료계에 종사하고 있어 보건복지부 장관의 인사에 적잖은 기대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게 된다. 그동안 인사에서 보건복지 업무에 좀더 전문적 지식과 현안을 잘 파악하고 일할 수 있는 그런 인물이 되기를 바랐으나 그러기엔 아쉬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번 인사는 더 더욱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차세대 주자로 국정경험을 쌓기 위해 보건복지부 장관을 임명한다고 한다. 사실 김근태 장관도 그런 맥락이었으리라 생각이 든다. 김근태 장관 임명 당시 그는 통일부장관 직으로 가기를 원했다고 언론에 나온 것을 본적이 있다. 보건복지분야와 통일부업무란 것이 전문성 없이 정치적 입지만 있으면 할 수 있는 그런 자리들인가?
보건복지부장관자리 국정경험을 쌓게 하는 지도자 양성을 위한 연습용 자리는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보건복지업무에 종사하는 수많은 의사, 한의사, 치과의사, 약사, 간호사, 의료기사, 간호조무사, 사회복지사 그리고 또 보건복지부가 하는 보건정책업무, 사회복지업무, 국민건강보험업무, 국민연금업무, 장애인복지사업, 노인복지, 아동복지, 질병관리, 암관리, 검역업무, 식약청업무 등등 모두 국민생활에 밀접한 너무도 중요한 업무라 하겠다.
이런 업무를 장관이 될 때까지는 별 관심도 없다가 갑자기 장관이 되고서 관심을 갖고 배워가면서 한다고 생각을 하면 참으로 답답하기 그지없다. 그 동안 전직 장관들의 경력을 보면 대부분 조금씩은 보건복지 업무에 연관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유시민의원의 경우는 국회의원이 된 후 2004년 8월부터 2005년 4월까지 보건복지위원으로 9개월 간 있었고, 현재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소속이며, 국민연금제도개선특별위원회에 소속된 것이 그의 경력이다. 그의 보건복지 업무에 관련한 경력은 정말 미미하다 할 수 있겠다.
이번 유시민의원을 계기로 나온 장관 임명에 대한 문제제기에서 보듯이 아무리 장관임명이 대통령의 권한이라 하더라도 주변 여론을 무시한, 그 분야의 전문가를 임명시켜야 하는 기초적 조건마저 무시한 그런 인사는 지양되어야 하겠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각 부서의 장관은 각 부서에 연관된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이며, 이들 다수가 지지하는 그런 인사가 임명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대통령이 사람을 키우기 위해 장관으로 임명하는 것은 지나친 억지로 생각이 된다.
모쪼록 보건복지부장관 뿐 아니라 모든 장관들에 전문성 있고, 능력 있는 사람들이 임명되어 국정을 활기차게 운영하고, 모든 국민들이 살기 좋은 그런 나라가 될 수 있도록 행정을 펼치기를 기대하면서 이만 펜을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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