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산=남정민 기자 |
게다가 과거 같으면 ‘옥석(玉石)’을 구분해가며 직원을 뽑아왔던 형사부서가 이제는 기피대상부서 1호로 지목돼 서로들 오지 않으려는 것도 마음을 더욱 무겁게한다. 일선 형사들에게 있어 ‘하숙생같은 가장’과 ‘얄팍한 월급봉투’는 ‘명예’와 ‘긍지’라는 경찰만의 자부심으로 묵묵히 감수했다.
최근 들어 인권존중에 대한 사회적 관심 고조와 함께 상대적으로 수사권 행사의 제한 폭은 넓어지고 있는 추세다.
이에 정당한 수사행위까지 사회적으로 ‘월권’의 시각이 팽배해지면서 형사들의 사기가 날로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근래 들어서는 각종 시민 및 인권단체들의 수사 주체자들에 대한 감시와 견제방식 또한 수위가 높아져 형사들의 활동반경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에 따라 급기야 이제는 범인을 눈 앞에 두고도 ‘허락받고 수갑을 채워야하는’ 상황까지 직면하게 된 것도 ‘젊은 경찰’들이 수사 부서를 기피하는 적잖은 이유이기도 하다. 게다가 쥐꼬리만한 월급과 툭하면 자비를 털다시피하는 수사비는 그렇다쳐도 형사계사무실에 생수조차 제대로 댈 수 없는 열악한 지원여건은 문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올해로 15년 째 경찰에 몸 담아 온 그 역시 위기로 내 몰리는 ‘경찰 상(像)’에 대한 고민에 가끔씩 휩싸이지만 처음 ‘제복’을 입을 때의 초심으로 마음을 다잡곤 한다. “사건으로 몇날 며칠씩 밤을 지새우며 구박받는 가장 대접을 받아도 범인 손목에 수갑을 채우는 순간 자부심을 느꼈다”는 과거 수사형사들의 회고가 ‘전설’로 퇴색되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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