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소리를 좋아할 여자가
매기의 맞은 편엔 언니 로즈가 있다. 로즈는 성공한 변호사지만 펑퍼짐한 몸매와 왕성한 식욕 때문에 열등감에 시달린다. 여기까지만 보면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두 자매가 티격태격 갈등을 벌이는 로맨틱 가족 코미디가 ‘언뜻’ 떠오른다. 하지만 천만에, 이 영화, 뭔가가 있다.
‘LA 컨피덴셜’ ‘8마일’ 등을 연출했던 커티스 핸슨 감독은 이 발랄하지만 식상한 이야기에, 슬픈 과거사로 인해 상처받은 가족들의 내적 갈등과 반목, 화해라는 이야기를 보태 섹시하고 유쾌하면서도 가슴 뭉클한 가족드라마를 빚어냈다.
영화는 로즈에게 쫓겨난 매기가 실버타운에 사는 외할머니를 찾아가면서부터 가족드라마로서 빛을 발한다. 딸이 죽은 뒤 사위와의 갈등 때문에 손녀들과의 관계마저 끊겼던 할머니는 제멋대로인 매기에게 조건없는 사랑과 지지를 보낸다. 또 두 손녀딸이 화해할 수 있는 계기도 마련해준다. 그러나 할머니의 사랑이 모든 상처와 갈등을 어루만진다는 식에 머물렀다면, ‘평범한 영화로 시작해 특별한 작품으로 변한다’는 호평을 듣지 못했을 것이다.
자매는 치유와 극복, 반성과 용서의 방법을 스스로 찾아낸다. 우리 모두는 상처받고 살 수밖에 없는 존재이며, 그럼에도 남을 사랑하며 살 수밖에 없는 존재임을 깨닫는다.
‘뮤리엘의 웨딩’으로 잘 알려진 토니 콜레트(로즈역)의 열연, 꼭 맞는 구두를 신은 듯한 카메론 디아즈의 매기도 보기 좋다. 할머니 역의 셜리 매클레인 역시 녹슬지 않은 연기를 보여준다. 표정 하나에 인생이 묻어나는 연기로 매클레인은 영화의 잔잔한 감동에 확실한 방점을 찍는다.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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