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버스가 살아 숨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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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버스가 살아 숨쉰다

● 박영호 창작지원전 12일부터 롯데화랑 대전점

  • 승인 2006-01-13 00:00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190㎝×128㎝ 구멍낸 한지 위에 겔 미디움 2005
▲190㎝×128㎝ 구멍낸 한지 위에 겔 미디움 2005
단순흐름 벗어난 ‘시공통합’ 모티브로
생명체의 삶. 죽음을 흐르는 물에 비유




롯데화랑이 매년 선정하는 창작지원전에 박영호 작가가 선정, 4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12일부터 18일까지 ‘물같은 그림’을 주제로 롯데백화점 롯데화랑에서 열리는 박영호 개인전에서는 물과 우리의 삶을 비교해 상징성을 부여한 생명력 있는 작품들이 전시된다.

단순히 흐르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나와 타자 등 존재들을 비추며 유영하듯 흐르는 물의 흐름 속에 작가는 시간성을 부여하고 있다.

작가는 지속적으로 다가서는 자연의 성장과 죽음을 반복하는 시간성에 대해 시간과 공간을 통합하기 위한 행위를 작업의 모티브로 삼고 있다.

색으로 물들인 한지를 씌운 캔버스를 생명이 생성, 소멸하는 대지로 보는가 하면, 식물의 표면, 인체의 피부 등으로 설정했다. 이것은 소멸되거나 진행되고 있는 생명의 피부를 회화의 피부로 인식, 재생한 것.

한지 작업위에 조심스레 송곳으로 구멍을 내어 화면에 흔적을 남기고 작은 구멍은 화면 뒤의 공간과 앞면을 연결시키는 매개 역할을 한다. 화면 뒤에서 밀어낸 물감이 구멍을 통해 표면으로 흘러나오게 되고 흘러내린 물방울의 이미지는 음과 양을 이어주는 연결 고리가 된다.

점으로 시작돼 선으로, 선은 면으로, 면은 빛에 의해 입체로 드러나게 된다. 무수한 구멍을 뚫고 물감을 짜내는 작업과정 자체가 그 이상의 의식적인 제스처로 마치 몸을 씻는 일종의 정화 의식과도 같이 비춰진다.



박 작가는 삶과 생명의 문제를 겨누고 있다. 꽃, 열매, 낙엽과 같은 생명의 가장 직접적인 산물인 동시에 생명체가 겪는 삶과, 생성, 죽음이라는 불가피한 숙명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미술사학자 박정구씨는 작가 박영호의 작품에 대해 “조형적 시도와 자신의 회화이념을 밀고 나가는데 있어 다차원의 지평을 열 수 있게 한 계기”라며 “이런 변화는 그가 작업을 보다 진지하고 폭넓게 실험함으로써 자신의 주제를 보다 효과적이고 설득력 있게 객관화하는 힘이 돼 줄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박영호 작가는 “의식적인 작업형태를 통해 촉촉한 대지위에 생명이 잉태되고 자라다가 흡수 될 때까지 생명체에 머물고 있는 물 같은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말한다.

박 작가는 한남대 대학원 과정을 마치고 현재는 한남대 미술대학에 출강중이며 아우라전, 광주비엔날레 특별전, 젊음의 발변, 서울 현대 미술제, 한원전 등 20여 차례의 다양한 전시경험을 가졌다.
▲100㎝×73㎝ 구멍낸 한지 위에 겔 미디움 2005
▲100㎝×73㎝ 구멍낸 한지 위에 겔 미디움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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