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요즘 세대는 카페에서 차 한잔 하면서, 직장이나 집에서 인터넷을 이용해 간편하게 사주를 접한다.
운세를 보는 것도 토정비결이나 사주팔자에서 벗어나 타로카드점, 별자리점 등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다. 요즘 유행하고 있는 사주카페와 타로카드점집 등에서 점쳐보는 새해 운세를 따라가본다.
78매의 카드 뽑아가며 ‘문제 분석. 해답’ 찾아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운수 점쳐… 인기몰이
#풍경1. 타로카드 점집
“과거에는 헤어짐이 있었네.” “남자친구랑 그때는 무지 싸우며 사이가 안 좋을때였어요.” “흠, 현재는 어려움을 극복 중이네. 이 카드가 똑바로 있으면 나쁜 것을 얘기하는 건데, 뒤집혀 있거든. 그러니까 이를 계기로 좋은 일이 있다는 거야. 그리고 가까운 미래에는 연인과 좋은 일이 있다고 얘기하네. 지침서가 8월의 여신이니까 아마 8월쯤 결혼 소식이 있지 않을까 싶네.”
포춘텔러에게 애정운을 의뢰한 직장인 박모(여·30)씨의 표정이 금세 밝아진다. 카드가 한 장 한 장 뒤집힐 때마다 탄성과 웃음, 한숨이 나오는 곳은 대전L백화점 시네마에 자리한 타로카드로 운세를 보는 ‘뷰티(viewty)’.
젊은이들이 많이 오가는 극장 앞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3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 때문에 학생들에서부터 젊은 부부에 이르기까지 타로카드로 운세를 점쳐보는 사람들이 심심치 않게 들른다.
이곳에서 포춘텔러로 활동하고 있는 오당(55·예명)씨가 만나는 의뢰인만 해도 셀 수 없다니 요즘 타로카드의 인기도 알만하다.
오당씨는 “사주풀이가 한 사람의 전반적인 인생을 논하는데 비해 타로카드는 그때 그때 상황에 따른 운수를 점친다는 점이 다르다”며 “요즘 젊은 사람들의 최고 관심사는 애정과 직업, 재물운”이라고 설명했다.
타로카드는 다양한 그림이 그려진 78매의 카드를 뽑아가면서 문제를 분석하고 해답을 찾아가는 방법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각 카드의 그림 내용과 배열에 따라 과거와 현재를 읽어내고 그 연장선상에서 미래를 예측한다. 질문이 구체적일수록 답변도 구체적이다.
남자친구와 8년째 만남을 유지하고 있는 박모씨에게 결과를 알려준 것처럼. 연애, 직장 등 개인사를 예상하는데 주로 사용되는데 그림을 얼마나 잘 읽어내느냐가 관건이란다.
다른 포춘텔러와 상담하고 있던 이모(22·대학생)씨는 “그많은 카드 중에 인연에 관한 것을 물으면 그런 카드가 집혀서 나오고, 미래에 대한 것을 물으면 그것에 관한 것이, 사람 관계에 대한 것은 또 관계된 카드가 나온다는 것이 신기하다”며 연신 감탄했다.
150여개 이상 사주. 점카페 성업
접근 쉽고 신분노출 안돼 ‘장점’
#풍경2. 인터넷 사이트
인터넷에서도 150여개 이상의 사주·점 카페가 인기를 끌고 있다.
한 사주카페 회원인 대학생 장모씨는 “요즘 세대가 불안하니까 아예 역학이나 점성을 배우려는 친
직장인과 구직자 10명 중의 4명은 새해에 운세를 보기 위해 점집을 방문할 계획이 있다는 설문 조사가 발표될 만큼 어려워진 경제 상황으로 인해 취업과 승진, 명예퇴직 등 당면 문제에 대한 답답함을 풀고자 많은 이들이 찾고 있다.
ARS전화 운세 서비스도 마찬가지. 30분 정도 상담하면 요금이 10만원에 이르는데도 접근이 쉽고 신분노출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찾는 이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차 곁들인 밝은 분위기 젊은층 호응높아
직장인. 대학생… 취업. 시험운 등 문의
#풍경3. 사주카페
“사주(四柱)는 말 그대로 4가지 기둥, 즉 태어난 연월일시를 토대로 한 사람의 인생을 보는 겁니다. 1개의 기둥에는 천간과 지지 2개의 글자가 들어있기 때문에 모두 8개 글자가 나오거든요. 그래서 보통 사주팔자라고 하는 거예요.”
대전 은행동에 자리잡고 있는 한 사주카페. 차를 주문하면서 사주도 함께 볼 것이냐고 묻는다.
메뉴판에 ‘사주·운세 1만원’이라 적혀있다. 주말 오후여서인지 삼삼오오 새해 운세를 알아보고자 하는 사람들로 제법 붐볐다.
카페 주인이자 운세 상담을 하고 있는 김모(37)씨는 시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연애운과 불안한 미래를 걱정하는 취업운, 시험운 등이 요즘 최고 인기 레퍼토리라고 설명한다.
김씨는 “요즘은 공무원 시험 응시생들이 대세를 이룬다”며 “회사와 재계약 여부를 점쳐달라는 비정규직 근로자도 찾아온다”고 설명한다.
그런 손님에게는 나쁜 운이더라도 희망적으로 답변한다고 밝혔다.
친구와 함께 사주카페를 찾았다는 서모(29)씨는 올해 결혼운에 대해 관심 있게 질문했다.
제법 혼기를 채운 나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신경쓰고 있는 부분이다.
올해보다는 내년에 좋은 인연이 나타난다는 풀이를 전해듣고는 이제 곧 인연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표정이 밝아졌다.
친구 심모씨는 “같은 사주여도 사람에 따라 풀이가 달라 새롭다”며 “어떻게 하면 좋다는 얘기를 잘 받아들여 내 삶에 발전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른 테이블의 대학생 박모씨는 “복수전공으로 경영학을 선택했는데 졸업을 앞두고 무엇으로 취업을 해야 할지 답답해서 이곳까지 오게 됐다”며 “여러 곳에서 상담을 해본 다음 가장 많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결정을 하면 실패할 확률이 적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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