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기 너무 힘들어 먼저 갑니다.”
11일 오전 7시 30분 께 대전시 동구 자양동 모 원룸 2층에서 A씨(24)가 자신의 방 가스배관에 노끈으로 목을 맨 채 숨져 있는 것을 친구 B씨(25)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숨진 A씨는 목숨을 끊기 전인 11일 새벽 “친구야 미안하지만 내일 우리 집에 와서 나를 거둬줘라”라는 문자메시지를 남겼다.
11일 아침, 잠에서 깨어난 B씨는 메시지를 확인한 뒤 A씨 집으로 단숨에 달려갔으나 이미 친구는 싸늘한 주검으로 변한 뒤였다.
A씨 주검 옆에는 또 “공부하기 너무 힘들었습니다”라는 내용의 유서가 놓여있어 지켜보는 친구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경찰 조사결과 A씨는 군대 전역 이후 대전 모 대학에 복학한 뒤 소방공무원 임용시험을 준비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또 고향에서 가족과 떨어져 대전으로 유학와 자취방에서 혼자 생활하면서 시험준비를 해온 것으로 알려져 주변 사람들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했다.
경찰은 유서내용과 주변인물의 진술로 미루어 A씨가 취업에 대한 중압감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중이다.
한 젊은이를 죽음으로까지 몰고 간 청년실업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다. 이는 대전의 취업관련 각 종 지표가 저조하게 나타난 것과 무관하지 않아 청년실업이 지속될 경우 제2, 제3의 희생자가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전종합고용안정센터 고용동향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현재 대전의 청년실업률(만 15∼24세)은 7.9%로 청년 100명 가운데 8명은 직업 없이 ‘백수’로 지내고 있다는 뜻이다. 이 수치는 대전지역 전체 실업률 3.4%의 2배를 넘었으며 같은 기간 전국 평균인 7.3%를 웃돌아 청년실업이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해 10월 교육부가 전국대학 취업률을 발표한 결과 충남대, 한남대, 목원대 등 지역대학의 정규직 취업률이 50%에도 못 미칠 정도로 저조한 것도 대전의 심각한 청년실업난을 보여준다.
대전지방노동청 관계자는 “매번 조사 때마다 대전의 청년실업률은 전국이나 모든 층을 대상으로 한 실업률보다 높게 나타나는 편”이라며 “지역기업 등이 청년층 일자리를 더욱 많이 만드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