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나는 꽃이로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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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나는 꽃이로소이다

  • 승인 2006-01-12 00:00
  • 김태일 대전 둔산 파랑새아파트 관리소장김태일 대전 둔산 파랑새아파트 관리소장
요즈음 나는 인터넷 전자신문을 까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5개월여 남은 제4대 지방선거를 앞두고 사이버 공간에서 펼치는 공방(攻防)이란 애들 장난이 아니다.

올라오는 ‘댓글’을 보고 있노라면 웃음을 참을 수 가 없어 실성한 사람처럼 킥킥거리기 일쑤다.
말뜻을 음미할 시간도 없이 거침없는 말싸움은 정말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어떻게 보면 주장하는 사람의 말에 일리가 있는 듯도 하지만 곧 너무나 인신공격용 댓글, 아전인수격(我田引水格) 어투, 의도적인 상대측 폄하(貶下)에 실망하고 빠져나오지만 관심을 끊지 못하고 또 다시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오늘 아침 신문에 기초단체장을 ‘지방소통령’으로 표현한 기사를 보고 다시 한번 그 막강한 권한에 놀랄뿐이다.
원래 시장?군??구청장은 직업공무원들이 그렇게 갈망하던 지방행정의 꽃이었다. 공직에 입문했던 사람은 10년 혹은 20년 후의 내 자화상이라고 되뇌이며 꿈을 꾸며 살아왔지 않는가?

지방자치 10여년. 관료조직 사회에서 지방행정의 영원한 꽃 기초단체장. 직업 관료사회에서 정녕 그꿈은 사라지고 없는 것인가?

내 주변의 아는 몇분도 수십년 간의 공직생활을 접고 기초단체장에 출마하였다가 퇴직금은 물론, 형제자매의 살림까지 거덜내 놓고 알거지가 되는 등 회자(膾炙)되는 안타까운 이야기들. 과부 사정은 홀아비가 잘 안다고…. 개인적으로도 실제 20여년 간의 공무원 생활을 했기 때문에 더욱 실감나는 이야기다.

몇 년전 읽은 이병주 선생의 대하소설 ‘지리산’에서 뱀사골에서 은거하는 빨치산 잔비(殘匪)들이 토벌대를 피하여 깊은 산속 양지녁에 몸을 피하며 미제 M1소총으로 후방경계(後方警戒)를 서고 있는 모습을 이렇게 묘사하였다.

“미국의 어느 납세자는 자신이 낸 세금으로 만든 M1소총이 어느 사람의 손에 들릴지도 모르고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 하였을 것이다.”
이번에는 정말 잘 뽑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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