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오는 ‘댓글’을 보고 있노라면 웃음을 참을 수 가 없어 실성한 사람처럼 킥킥거리기 일쑤다.
말뜻을 음미할 시간도 없이 거침없는 말싸움은 정말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어떻게 보면 주장하는 사람의 말에 일리가 있는 듯도 하지만 곧 너무나 인신공격용 댓글, 아전인수격(我田引水格) 어투, 의도적인 상대측 폄하(貶下)에 실망하고 빠져나오지만 관심을 끊지 못하고 또 다시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오늘 아침 신문에 기초단체장을 ‘지방소통령’으로 표현한 기사를 보고 다시 한번 그 막강한 권한에 놀랄뿐이다.
원래 시장?군??구청장은 직업공무원들이 그렇게 갈망하던 지방행정의 꽃이었다. 공직에 입문했던 사람은 10년 혹은 20년 후의 내 자화상이라고 되뇌이며 꿈을 꾸며 살아왔지 않는가?
지방자치 10여년. 관료조직 사회에서 지방행정의 영원한 꽃 기초단체장. 직업 관료사회에서 정녕 그꿈은 사라지고 없는 것인가?
내 주변의 아는 몇분도 수십년 간의 공직생활을 접고 기초단체장에 출마하였다가 퇴직금은 물론, 형제자매의 살림까지 거덜내 놓고 알거지가 되는 등 회자(膾炙)되는 안타까운 이야기들. 과부 사정은 홀아비가 잘 안다고…. 개인적으로도 실제 20여년 간의 공무원 생활을 했기 때문에 더욱 실감나는 이야기다.
몇 년전 읽은 이병주 선생의 대하소설 ‘지리산’에서 뱀사골에서 은거하는 빨치산 잔비(殘匪)들이 토벌대를 피하여 깊은 산속 양지녁에 몸을 피하며 미제 M1소총으로 후방경계(後方警戒)를 서고 있는 모습을 이렇게 묘사하였다.
“미국의 어느 납세자는 자신이 낸 세금으로 만든 M1소총이 어느 사람의 손에 들릴지도 모르고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 하였을 것이다.”
이번에는 정말 잘 뽑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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