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공학 지원 위축돼선 안돼
이번 황우석 교수팀의 논문 조작 사태는 국민들에게 많은 실망을 가져다 주었다. 그러나 논문 조작에 대한 의혹이 국내 젊은 과학자들 사이에서 처음 제기되고, 서울대학교 조사위원회가 철저히 검증을 하여 규명되었다는 사실은 우리 과학계의 자정능력이 살아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차제에 재발 방지를 위한 장치를 마련하여 이번 사태와 같은 일로 인해 국민들이 혼란에 빠지는 일이 없어야 하겠다.
무엇보다도 연구성과 검증 시스템을 확립하는 것이 시급하다. ‘연구진실성위원회’를 각 연구기관에 설치하여 과학적 부정이나 논란이 발생한 경우 이를 전담하여 처리토록 해야 할 것이며, 각 기관별 위원회를 관리할 수 있는 정부 차원의 기구도 편성할 필요가 있다.
또한 과학자에 대한 윤리 교육을 보다 강화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연구원 난자제공 의혹이 제기되었을 당시 임상시험에 대한 기본준칙인 ‘헬싱키 선언’을 몰랐다고 황우석 교수는 밝힌 바 있다. 아마도 다른 생명공학 연구자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라 생각한다. 헬싱키 선언과 같은 국제적 윤리기준을 포함하여 각종 연구윤리에 대한 교육이 활성화되어 논문조작, 난자불법채취와 같은 불상사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각종 윤리적 가이드라인의 정비가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끝으로 이번 사태로 인해 생명공학에 대한 지원이 위축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생명공학은 21세기 경제성장을 이끌 성장동력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세계 각국은 생명공학에 대하여 경쟁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정부차원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생명공학은 기술의 특성상 기초연구에서 산업기술이 개발되기까지 장기간이 소요된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과 기술 특성에 비추어 바이오강국으로서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조금이라도 주저할 시간이 없는 것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실험실에서 묵묵히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생명공학 연구자들을 격려하며 여유있고 차분한 마음으로 지켜봐 주길 바란다. 언젠가는 이번 사태로 인해 받은 실망감을 만회하고도 남을 소식을 전해 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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