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희진 문화체육부 기자 |
지난 9일 일부 교사들이 ‘자유교조’라는 또 다른 교원노조를 출범시키겠다고 밝혔다. ‘자유민주주의 이념을 교육운동으로 실천하기 위한 단체임’을 강조했다. 정책적으로는 교육계의 최대 논란거리인 개정 사립법 반대, 교원평가 찬성 등을 제시했다.
탈 정치를 표방하고 있지만 출발부터 이미 정치에 찌든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자유교조는 ‘전교조에 대항하는’, ‘전교조와 정반대 길을 가겠다’는 등의 수식어를 가감없이 허락했다. 물론 전교조도 교원평가제 등으로 인한 비난여론의 근본원인에 대한 철저한 내부 평가가 필요하다.
“교원 신분을 망각한 채 정치적, 이념적 구호를 외치는 전교조에 대응하기 위해 설립한다”는 상당히 ‘정치적인’ 언변도 여과없이 내보냈다. 일부 신문에서는 자유교조 출범을 “우리 학교와 사회를 끊임없이 휘저어온 전교조를 향해 오랫동안 쌓여온 반감과 염증의 표출”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강령과 목적이 뚜렷한 자유교조의 ‘탈 정치’가 가능할까. 하지만 각종 선거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이 때, 공공연히 이념 문제를 거론하는 조직이 탈 정치와 어울릴 수는 없다.
새로운 조직의 출범이 다른 조직의 문제점에서 출발해서는 안된다. 이것이 바로 자유교조의 태생적 한계이며 정치적으로 오해받을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문제를 단순 주도권 경쟁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자유교조가 출범하게 될 경우 교원노조법상 단일교섭 대표를 구성해야 한다는 점에서 대립은 불가피하다. 무엇보다 ‘전교조’를 대항세력으로 규정한 만큼 교육현장에서의 세(勢)대결이 교육현장으로까지 번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전교조와 함께 자유교조 역시 ‘순수한 교육’을 위해 출발했다. 달리는 동안 수없이 부딪히며 교육현장의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 결승선에서 선생님을 기다리는 아이들의 순수한 눈망울을 보며, 과연 누가 떳떳할 수 있을지 두고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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