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치료소 2곳에 불과… 전문의도 없어
인체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까지 해치는 마약 복용자가 대전. 충남에서 한 달 평균 21명 이상 검거되고 있지만 마약 복용을 근절시킬 방안은 사실상 전무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마약사범 한달 21명 꼴=충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마약상으로부터 필로폰을 구입해 이를 재 판매하거나 자신이 투약한 마약사범 박 모(46)씨 등 3명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1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보험설계사인 박씨는 지난 2일 경부고속도로 청원휴게소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마약 상으로부터 필로폰 0.7g을 50만원에 구입한 뒤 이 중 일부를 투약했다가 구속됐다.
또 이 모(48)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2일 사이 박씨 등으로부터 필로폰 0.9g을 산 뒤, 1회 투약했으며 설비업을 하는 박 모(35)씨도 지난달 서울 신도림역 부근에서 마약을 구해 복용한 혐의로 각각 구속됐다.
이들은 모두 동종 전과 전력이 있는 사범들로 마약을 얻을 경우 다른 사범들에게 재판매하거나 함께 복용하는 등 마약과의 악순환 고리를 끊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마약 복용 등으로 충남경찰에 적발된 마약사범은 모두 254명(구속 98, 불구속 156)으로 한 달 평균 21명 이상이 마약 때문에 범죄자로 전락했다.
마약 종류별로는 필로폰, 엑스터시 등 향정의약품류 관리위반이 120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양귀비, 몰핀류 94명, 대마초, 헤시시 등 대마류 사범 40명 등의 순이었다.
▲치료기관은 사실상 전무=마약사범이 또 다른 마약 사범을 양산하고 있음에도 이를 근절시킬 뾰족한 대책은 대전. 충남 지역에선 사실상 전무하다.
대전. 충남 지역에 검찰로부터 전문 마약 치료소로 지정 받은 병원은 대전 한마음정신병원과 홍성의료원 등 단 2곳뿐이다.
80년 대 중반부터 마약치료병원으로 지정된 홍성의료원의 경우 지금까지 마약 치료를 해 준 경우가 고작 2∼3명에 불과하다.
마약치료 분야에 배정된 전문의도 없으며 관련 장비나 교육 프로그램 또한 없다.
이 병원 관계자는 “마약치료 병원으로 지정된 지 20년 정도 됐으나 검찰이 의뢰를 하면 환자를 받는 식이기 때문에 치료를 받으러 오는 환자들은 아예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한마음정신병원도 지난해 10명 안팎의 환자들이 치료를 받는 데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또한 마약판매상들이 조직화되고 인터넷 판매까지 성행하는 통에 마약사범 적발에 힘이 부치는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80년대만해도 대부분 윤락여성들이 마약을 복용, 판매책과의 연결고리를 찾기가 편했으나 지금은 복용층이 다양해지고 구입경로도 많아져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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