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달러매수 직접 개입
네자릿수 회복 어려울 듯
외환시장이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개장직후부터 하락폭이 급격히 커지며 980원대가 무너진데 이어 외환위기 직전 최저가인 977.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일각에서는 환율하락이 달러화 약세에 따른 불가피한 추세라면서 970원선 아래로 내려올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외환당국은 환율이 계속 급락세를 보일 경우 외환시장에서 직접 달러를 사들이는 직접개입을 통한 시장안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환율 왜 떨어지나
환율 급락은 미국의 금리인상이 예상보다 빨리 종료될 것이라는 전망과 일본 경기 회복에 달러화 약세 요인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기준금리를 현재 4.25%까지 끌어올리고 올해 1/4분기 중 추가 인상을 끝으로 금리 상향조정을 마무리할 방침을 세우고 있다. 이와 함께 일본 경제가 2.0%의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디플레이션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심리가 달러 약세를 가속시키고 있다. 원화에 대한 투자목적의 수요가 늘어난 것도 하락 속도를 자극하고 있다.
▲수출에 마이너스 요인 작용
환율이 떨어지면 전반적으로 경제 성장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으로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게 돼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하고 있는 수출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환율 하락을 반영해 수출단가를 인상하고 싶어도 수출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 약화 때문에 가격 인상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내수 회복이 본격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 경제를 이끌어 온 수출마저 환율로 비틀거릴 경우 경제 전반에 악영향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그러나 이같은 환율 하락은 고유가 충격 흡수와 물가 안정 등에는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 지난해에도 환율 하락세로 고유가의 충격을 안정적으로 소화할 수 있었다.
▲환율 얼마나 더 떨어질까
전문가들은 정부의 대응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은 970원선 밑으로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기본적으로 급격하게 진행되는 글로벌 달러 약세 추세를 거스를 수 없는데다 금융시장 특성상 일단 한쪽 방향(달러 약세)의 기대 심리가 확산되면 단기적인 과다 매도·매수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환율이 단기적 조정을 거치더라도 점차 다시 회복세를 보이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적정수준에 수렴할 것으로 보이지만 원달러 환율이 반등에 나선다해도 네 자릿수로의 복귀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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