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달러 환율이 반등 하루만에 다시 10.60원 급락, 980원선마저 무너졌다. 9일 외환은행 대전지점 창구에서 한 고객이 급락한 환률시세를 알리는 환율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지영철 기자 |
환율 안정대책 수립 출혈수출 막아야
“매서운 환율 한파가 수출기업도 얼어붙게 하고 있습니다.”
9일 대덕구 3·4공단 내 대전을 대표하는 수출대기업 A사는 수출 비중이 약 80%안팎으로 연간 수출액이 무려 8300억여원에 이른다. 하지만 새해 벽두부터 급락하는 환율로 이 회사는 요즘 좌불안석이다.
실제 환율이 지난해의 경우 연평균 매매기준율이 1024.03원을 기록한데 반해 올해의 경우(9일 현재) 977.50원으로 마감, 40원의 차액만 계산을 해도 연간 100억원 가까운 금액을 가만히 앉아서 손해 보게 되는 셈이다.
자동차 내부 제품을 생산·수출하는 이 업체는 수출에서 직수출금액이 연간 2300억여원에 달해 경영에 있어서 환율급락은 불안감을 안겨줄 수밖에 없다. 이처럼 최근 들어 원. 달러 환율이 970원대까지 하락하자 지역 수출업체들에게 극도의 위기감을 던져주고 있다.
A사 관계자는 “최근 환율하락으로 수출 비중이 큰 기업의 입장에서 환차익에 대한 손실이 가중될 수 있다”며 “한파와 함께 환율과 수출기업이 함께 얼어붙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지역 중소 수출기업들도 환율급락에 따른 피해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금산에서 안경렌즈를 제조하는 중소기업 B사는 “지난해 경기침체와 고유가 등으로 경영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올해는 환율하락까지 겹쳐 더욱 경영을 힘들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중소 수출기업을 위한 정부의 환율 안정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B사의 경우 연간 수출액이 30억원에 이르고 있어 최소 1억5000만원 안팎의 손해를 볼 수 있다. 영업이익률이 대기업에 비해 다소 떨어지는 중소기업의 입장에서 환율 하락은 손익분기점을 하회, 적자 수출에 직면할 수 있는 상황까지 초래할 수 있다.
또한 일각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950원까지 내려가면 생산을 아예 중단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도 대두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대전충남지부 관계자는 “최근 원화환율이 1000원 밑으로 떨어짐에 따라 지역 중소 수출기업의 채산성 악화가 심각한 수준에 직면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국내 수출기업의 손익분기점 환율은 평균 1057원으로 최근 환율수준에서 상당수가 적자수출에 직면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역 무역업체는 지난달 말 현재 2748개사(대전 1159, 충남 1589)에 이르고 있으며 특히 지난 한 해 동안 신규로 무역업을 창업한 업체는 무려 344개사(대전 164, 충남 180)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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