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달러 환율이 4일 장 중에 1000원 밑으로 하락, 한때 1달러당 998.3원에 거래돼 국내 수출 주력기업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4일 한 경제관련 통신 업체에서 직원들이 환율변동 그래프를 살피고 있다. |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의 환율이 떨어지면서 세자릿수 환율 시대에 돌입했다. 일반인의 경우 환율 변동기에 환매매를 통해 차익을 올리는데는 환전 수수료 같은 비용부담과 예측 능력 등으로 한계가 있지만 환율 하락기의 대응방식에 관심이 여느때 보다 크게 모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방학을 맞아 해외로 배낭 여행 계획을 세운 대학생이나 해외 유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의 경우 환율의 큰 흐름만 탈 수 있다면 손해를 보지 않고 잘하면 어느 정도 이득도 볼 수 있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편집자 주>
달러 매입은 ‘천천히’, 매도는 ‘빨리’
원·달러 환율 하락은 곧 달러에 대한 원화 가치가 상승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갈 수록 원화는 상대적으로 비싸지고 달러화는 싸지는 셈이다.
이에 따라 지금과 같은 원·달러 환율의 하락이 지속적일 것으로 판단되면 달러를 살 경우에는 가급적 천천히, 달러를 팔 경우에는 빨리하는 것이 유리하다. 즉 해외에 있는 자녀에게 학비 등을 보낼 때는 해외송금 시점을 최대한 늦춰 환율이 내려간 뒤 하는 것이 원화를 비싼 값에 달러와 바꿈으로써 돈을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이다. 반대로 해외여행을 하고 남은 달러를 그것을 조만간 원화로 바꿀 계획이라면 가급적 빨리 원화로 바꾸는 게 더 많은 원화를 손에 쥘 수 있다.
하지만 몇개월 후에 다시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등 특별히 이른 시일내 달러를 바꿀 계획이 없다면 굳이 곧바로 움직일 필요는 없다. 급변동기의 환율은 예측하기 쉽지 않을 뿐만아니라 수수료만 이중으로 무는 바람에 도리어 손해를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해외여행 때는 ‘카드 사용’이 유리
해외에서 신용카드를 쓰면 보통 물품 구매시점에서 3∼4일후에 환율이 적용된다. 카드사는 현지 가맹점의 물품 결제요구에 따라 가맹점에 달러로 우선 결제한 뒤 국내은행에 달러 결제를 요구하게 되고, 국내 은행은 카드회사에 대금을 지불하는 동시에 물품구매 고객에게 대금을 청구하는 데 그 정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같은 오지의 경우 이 같은 시간 차이는 더욱 길어져 30일 정도의 환율적용 시차가 발생할 수도 있다. 결국 원·달러 환율 하락기라면 카드를 쓰는 것이 환율 적용 시점이 늦어지기 때문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달러 ‘사전 분할매수’도 방법
보통 유학생 자녀에게 송금하거나 해외여행을 갈 경우 적어도 몇 달전부터 계획하는 게 대부분이기 때문에, 지금처럼 달러 값이 쌀 때 사전 분할매수하는 것도 재테크가 될 수 있다. 달러가 필요할 때 5000달러, 1만달러 등을 한꺼번에 매입하지 말고 몇 달전부터 원·달러 환율이 낮아졌다고 판단되면 조금씩 분할해서 저가매입하는 것이 환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사전 매수한 달러는 은행권 외화정기예금에 놓아두면 연 2~3%의 이자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외환 전문가의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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