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현대무용은 발레의 경직적이고 정형화된 틀에서 좀 더 자유로운 몸의 표현을 구사하고자 뛰쳐 나온 이단자이자 자유주의자라고 할 수 있다. 현대무용의 기원을 이루었다고 볼 수 있는 러시아 발레리노 니진스키가 그랬고 미국의 마사 그래햄이 그랬다. 그래서인지 현대무용에 대한 인식과 지지기반은 아직도 열악하다.
기업이 지역사회의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것은 지역사회에 대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완수하는 것 중의 하나이며 흔히 메세나라고 부른다. 메세나(mecenat)라는 용어는 로마시대의 시인을 지원해 준 가이우스 슬리니우스 마에케나스(BC76-AD8)라는 실존 인물의 이름으로부터 유래되었으며 프랑스에서 ‘예술, 문화, 과학에 대한 두터운 보호와 지원’을 의미하는 말로 쓰이게 되면서 통상적으로 예술에 대한 지원행위를 지칭하는 말로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게 되었다.
미국에서는 체이스 맨해튼 은행 회장이었던 데이비드 록펠러가 주장하여 1967년에 예술지원기업위원회(BCA)가 설립되었다. 유럽에서는 1970년대 중반에 영국에서 시작되었고 일본에서는 1990년에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1994년에 전경련이 주축이 되어 메세나 협의회가 설립되었다.
한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 기업이 메세나 활동을 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기업 이미지 제고를 위해서’라는 응답이 53.1%로 가장 많았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귀족적이면서 엄숙한 분위기로 외국의 유명한 피아니스트나 바이올리니스트 또는 오케스트라 등을 초청하는 서양의 고전음악회에 대한 지원이 기업이미지 제고에 훨씬 더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인지도 모른다.
기업은 이익을 목적으로 하므로 기업이 바라는 광고목적과 이익목적에 피지원 예술단체가 동조해 주기를 바라게 되어 순수기부에서 스폰서십 형태로 메세나도 변형되어 가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그러나 주의할 것은 기업이 영리성과 광고성을 강조하게 되다보면 예술과 문화 활동의 내용에 까지도 참견하게 되어, 화려한 이벤트 문화행사나 대중적 인기에 영합하는 대중예술만 지원을 받아 기초예술의 발전에는 도움을 주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광고성 지원과 사회 공헌적 지원은 구분되어야 할 것이며 이에 대해 적어도 대전의 기업가들 이라도 인식을 달리 하여 기초예술인 무용에 대한 민간기업의 순수한 지원이 올해에는 많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왜냐하면 예술을 지원하게 되면 이로부터 발생하는 경제적 효과도 클 뿐아니라 기업에서 일하는 종업원들의 창조성을 높여 주며 지역시민의 생활향상에 크게 공헌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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