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말하는 진정한 선진국이란 경제대국에다 문화국가의 비전을 첨가해야 한다. 21세기 진정한 강국은 소프트웨어 강국이다. 프랑스를 부러워하고 선진 민주국가로의 모델로 삼는 것도 프랑스가 지닌 문화적 힘 때문이 아닐까.
문화는 향후 국가 경쟁력 제고를 위해 반드시 육성시켜야 할 산업이고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성장 동력산업이다. 특히 문화콘텐츠산업의 경우 세계시장이 2001년의 8840억 달러에서 2005년 말에는 1조1700억 달러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90년대 세계 각 국의 평균 국내 총생산 증가율 2.5%를 3배 가량 상회하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이제 가시적으로 문화의 힘에 관심을 쏟고 있는 실정이다. 다행스럽게도 우리의 대중문화에서부터 ‘한류(韓流)’라는 문화의 꽃이 피기 시작하여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1990년 초에 대만과 홍콩에 떨어진 대중문화의 한 점이 모여 중국대륙을 관통하는 선이 되고 그 선이 바다를 건너 동남아 면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
그 밖에 서북쪽으로는 몽골과 우즈베키스탄으로 진입하여 중동에 이르고, 동쪽으로는 일본 열도에 ‘욘사마’열풍을 일으키면서 한류는 이제 대중문화에서 생활문화로, 사회현상으로, 문화마케팅으로 나아가 한국을 문화 소비국에서 문화 생산국으로 변모시키고 있다. 특히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의 경우 서구문화의 대안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 기회에 우리가 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한류 붐이 단발적이지 않고 지속될 수 있는 방안 마련과 한류를 성장동력으로 이용하여 타산업과 연계시키는 일이다. 특히 한류는 국가 이미지 제고 및 수출증대, 투자환경 조성에도 기여하고 있다.
일본의 문화기획자인 기타모토 마사타게(北本正孟)가 역설했듯이 한류의 지속성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품질보증과 차별화, 다른 문화분야로 확장” 등이 필요하다. 특히 현지국의 눈높이에 맞게 전략적 기획이 이뤄져야 하고 현지 문화와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도 감안해야 한다.
우리는 한류의 움직임에 대해 너무 서두르거나 과장하지 말아야 한다. 현지국에 경계심을 주고 안티문화를 생성시킬 수 있다. 특히 국가가 주도하여 한류를 이끌어가는 것은 금물이다. 오히려 정부는 간접적으로 도와주고 문화예술인이나 민간차원에서 차분하게 이끌면서 민족주의를 뛰어넘는 ‘국제성과 보편성’을 가지고 나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 동시에 한류문화가 한번 스쳐지나가는 문화로서의 존재가치가 아니라 한국 제품에 체화되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한국문화의 가치를 발휘하게끔 하여 현지국의 규제를 받지 않고 문화마케팅을 실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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