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할머니께서 새해 첫날, 나에게 휴대폰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내 주셨다. 비록 한 줄에 지나지 않는 글이지만, 그 짧은 글 속에 담긴 어머니의 소박하고도 간절한 염원이 가슴속에 긴 여운을 남기며 메아리 친다.
‘엄마.’이제 아들이 이순(耳順)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는데도 할머니께서 바라보시는 아들은 여전히 품안의 사랑스런 아이로 보시는 것 같고, 그래서 더욱 마음이 뭉클하구나. 비록 늙으셨지만 문자메시지를 보내주시는 ‘엄마’가 계시기에 나는 행복하다.
또 새해를 맞았다. 날마다 어김없이 떠오르는 해이지만, 새해 첫날 새벽이면 많은 사람들이 바닷가에서, 산 정상에서, 또 고요한 산사(山寺)에서 경건하게 맞이하는 태양이 유독 새로이 느껴지는 것은 새로운 다짐 속에 힘찬 새 출발의 발걸음을 내딛는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긴 세월의 공간에 마디를 그어 년, 월, 일로 나누는 것은 그 시간까지를 마무리하고, “새해 1월 1일부터는…” 하면서 새로운 희망 속에 힘찬 시작을 기약하려는 것이기도 하겠지.
옛말에 하루의 계획은 새벽에 하고, 일년 계획은 정초에 세운다는데, 너는 어떤 계획을 세웠는지 궁금하구나. 회사에서는 신임을 받고 보람있게 일하는 가운데 승진하고, 엄마처럼 마음씨 넉넉하고 긍정적인 성품의 아가씨를 만나서 갖은 열매 풍성한 가을쯤에는 장가갈 계획이라도 세웠으면 좋겠는데.
새해를 맞이한 내(아빠) 소망은 무엇이냐고? ‘그저’ 우리 가족과 또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서로 걱정 끼치지 않고, 좋은 소식만을 주고받을 수 있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 작지만 큰 소망이다.
자! 장엄하게 떠오른 태양을 다시 한번 바라보자. 그리고 벅찬 기대와 설렘을 안고 시작한 새해가 보람과 기쁨으로 가득 찬 ‘너의 해’가 되기를 두 손 모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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