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감] ‘堯舜시대’를 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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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시감] ‘堯舜시대’를 그리며

  • 승인 2006-01-06 00:00
  • 유영돈 경제부장유영돈 경제부장
▲유영돈 경제부장
▲유영돈 경제부장
병술년 새해가 밝았다. 지난해 다사다난했던 여러 부침을 벗어던지고 새로운 한해를 맞이하느라 여기저기 분주한 모습들이다. 정치인은 정치인대로 오는 5월 지방선거를 준비하느라, 스포츠맨은 스포츠맨대로 세계야구대회에다 독일월드컵대회 등을 대비하느라 정신들 없다. 모두들 자신들이 꿈꿔온 목표를 달성코자 하는 한결같은 바람일 것이다.

과연 우리 국민들의 올 한해 최고의 바람은 무엇일까. 연초 한 여론조사기관 발표에 따르면 대통령과 정부가 올해 꼭 실천해주길 바라는 최우선 과제로 ‘경기회복과 성장’을 꼽았다. 그것은 아마도 경제회생을 통한 가정의 살림살이가 나아지기를 바라는 서민들의 간절한 소망이 아닐까 싶다. 벌이가 시원찮아 축 처진 가장의 어깨에 용기와 희망을 달라는 갈망일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요 며칠 연이어 발표되는 경제관련 각종 지표들이 일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경기 선행지표인 주가가 새해벽두부터 신(新)고가 행진을 계속하고 있고, 산업생산 증가율과 설비투자 증가율 그리고 서비스업 활동지수 등이 크게 호전되고 있다. 정부도 올 경제성장률이 5%대로 회복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으며 경제회생에 강한 자신감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 충청권 역시 대망의 금강시대 원년을 맞아 지역 경제가 크게 호전될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공주 연기의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과 대전 서남부권 개발, 아산 신도시 개발 등 대형 프로젝트들이 착공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대덕 R&D특구법 시행에 따른 각종 대규모 벤처 자금들이 대전으로 유입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 바야흐로 지역 경제가 장기간 불황의 늪에서 벗어날 절호의 기회를 맞는 셈이다.

하지만 이같이 희망찬 경제 전망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선 여전히 부정적인 시각 역시 만만치 않은 것도 사실이다. 기업과 서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경기를 도외시한 ‘지표상의 경제성장’이라는 지적이다. 물론 체감경기란 투자와 고용 그리고 소득과 소비로 연결되는 경제 순환구조에서 제일 마지막 단계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렇지만 각종 경제 지표가 아무리 좋은들 서민들 손에 쥐어들 돈이 정작 없다면 이는 한낱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

지금 우리 사회는 대학을 졸업하고도 일자리가 없어 빈둥빈둥 노는 청년실업자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또 매출 급신장으로 직원들에게 각종 상여금을 지급하며 호황을 만끽하는 일부 대기업과는 달리, 언제 부도날지 몰라 사원들의 급여도 제때 주지 못하는 중소기업들도 적지 않은게 현실이다.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 회복이란 바로 이런 점들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사상누각에 불과할 뿐이다. 실질적으로 한 가정에 실업자가 없고, 가장이 다니는 회사가 번창해야 가계 수입이 그만큼 늘어나기 때문이다.

옛날 국왕들은 치국(治國)의 근본을 모든 백성을 배불리 먹이고 평화롭게 살게끔 하는데 있었다. 나라와 고관대작들의 곳간에 금은보화가 아무리 가득차 있더라도 백성의 집 뒤주에 쌀 한 톨이 없다면 이는 분명 망국(亡國)의 서막으로 보았다. 그만큼 백성의 살림살이가 만사(萬事)의 으뜸이었던 것이다.

“개처럼 벌어 정승처럼 쓸 수 있게 올해는 정말 돈 좀 벌어봤으면 좋겠습니다.” 며칠전 흡족지 않은 돈벌이를 짜증내며 던지는 택시기사의 푸념이 자꾸 되뇌어 진다. 역사상 가장 평화롭고 살기 좋았다는 이른바 요순(堯舜)시대가 그래서 더욱더 그리워지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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