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최근 우리가 살아온 삶은 기억과 미래의 기대가 공존하는 시간 속에서 조금의 위로라도 받기 위해 하는 수 없이 지내온 허구(虛構)이며 앞으로도 당분간은 이런 삶이 계속될 것 같아 새해를 보내면서도 마음 한구석은 씁쓸하기 그지없다.
조용하다 싶으면 어김없이 시작되는 정치권의 비리와 폭로전, 고통받는 사람들의 아픔을 절규하는 농성들, 거기에 수많은 서민들의 참담한 눈물까지 우리는 해마다 너무 많은 일들을 겪고 있지 않은가.
그럼에도 우리 국민들은 시간은 기다림 없이 흘러만 가고 있다는 것을 잘 알기에, 그 시간 속의 깊은 슬픔을 쓰디쓴 소주잔을 한잔 두 잔 기울이며 스스로를 위안하면서 고통스럽기만 한 과거와 단절하고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오늘도 희망을 걸고 있다.
어쩌면 가난한 민초(民草)들에게는 슬픔도 마지막 남은 힘이기에 모든 것을 잃어버린 국민들은 마지막 선물인 희망에 올인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병술년(丙戌年), 우리에게는 너무나 친숙하기 그지없는 ‘개의 해‘이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개는 평상시 본성에서 오는 많은 흥미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즐거움과 웃음을 준다. 또한, 개는 주인이 올 때까지 조용히 기다리는 참을성도 보여준다.
우리가 순간 순간에 닥쳐오는 수많은 변화에도 불구하고 참고 또 참으며 충실한 삶을 살아가듯 정치권도 매사에 신중하고 참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걸핏하면 반복되는 투쟁과 단식농성에 국민들은 식상한 지 오래다. 계파와 정파를 떠나 자신부터 반성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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