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칼럼] 아름다운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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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 아름다운 나눔

  • 승인 2006-01-04 00:00
  • 황승기 대전남부교회 담임목사황승기 대전남부교회 담임목사
황승기 대전남부교회 담임목사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장


지난 한 해 어려운 일이 참 많았습니다. 해일, 지진, 폭설과 같은 자연재해도 있었고, 사람들의 과욕으로 인한 인재와 사고들도 많았습니다.

그 가운데 ‘줄기세포 논문조작’ 사건은, 뉴스를 접하는 국민들의 마음을 참담하게까지 하였습니다. 특별히 질병으로 고통을 겪으면서 그 연구에 희망을 걸었던 많은 환자들과 가족들의 마음을 힘들게 하였습니다. 이 모든 일이 ‘얻고 누리려는 마음’에서 시작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마음은 인간 누구에게나 존재합니다.

그러나 인간이 무엇을 얻고 누린다고 해서 반드시 행복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주변에는 더 얻고 더 가져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얽매여서 쫓기는 듯 불안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오히려 인간은 자기가 가진 것을 나누고 베풀 때에 참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입니다.

‘평화의 기도’로 유명한 프란시스(St. Francis of Assisi·1182~1226)는 자기가 가진 것을 모두 다른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었습니다. 그를 따르던 친구들도 그렇게 했습니다. 사람들은 그에게 “왜 당신과 당신의 친구들은 아무 것도 가지려 하지 않는 것입니까?” 라고 물었을 때, 프란시스는 “사람은 뭔가를 가지게 되면 그 가진 것을 지키기 위해 무기를 필요로 합니다. 거기에서 다툼과 전쟁이 일어나게 되고 그렇게 되면 사람들은 더 이상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지 않게 되지요!” 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미국의 한 가정사역 기관의 조사에 의하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자원봉사를 하거나, 소득의 일부를 남을 위해 사용하는 부부의 생활 만족도가 그 어느 부부들보다도 높다는 통계가 나와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고통 가운데 사는 이웃들이 생각보다 참 많이 있습니다. 경제적인 어려움 가운데 있는 사람들도 많지만, 질병으로 고통 받는 이웃들도 많이 있습니다.

각막에 이상이 있어서 앞을 보지 못하는 분들이나, 신장에 이상이 있어서 이틀에 한 번씩 몸에 있는 피를 밖으로 빼내 필터를 통해 거르는, 일명 ‘투석’이라는 고통스러운 과정을 반복해야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또 다른 장기의 이상으로 고통받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런 분들은 미래의 어떤 기술에 의존하지 않아도,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신장 중에 하나를 이식하거나, 뇌사 시 장기를 기증해줌으로써 새로운 생명을 얻게 할 수 있습니다.

요즘 뇌사 시 장기를 기증함으로써 고통 가운데 있는 여러 사람들에게 새로운 생명을 나누는 모습이나, 자기의 것을 나눔으로 이웃을 따뜻하게 하는 아름다운 모습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성 프란시스의 기도대로 자기를 비우고 줌으로써 영원한 생명을 얻는 역설(paradox)의 진리가 분명 옳다는 사실을 체험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것입니다.

새롭게 맞이한 한 해에 이 역설의 진리를 생활 가운데 체험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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