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익 편집주간 결과지상·집단패거리주의에 일침
서
공통점이 있다는 것은 닮았다는데 동의한다는 말이다.
전혀 무관한 듯 하지만 이들의 공통점을 적나라하게 파헤친 ‘환경과 생명’을 만나보자.
‘환경과 생명’ 2005년 겨울호 권두언에는 청계천과 황 박사를 특유의 시각으로 비유한 글이 써 있다. 청계천과 황 박사를 2005년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슬픈 자화상으로 그대로 비춰주는 거울에 비유한 이는 바로 환경과 생명의 장성익(사진) 편집주간이다.
그는 “서울 이명박 시장의 청계천 복원사업은 생태와 역사복원이 아니라 또 다른 개발과 파괴일 뿐”이라고 말했다. “청계천에 흐르는 물은 한강물을 전기모터로 끌어올려 시멘트 바닥위로 다시 흘려 보내는 물에 불과하다”고 한다. ‘틀면 나오고 잠그면 바로 멈추는 차디찬 인공 구조물’로 개인의 정치적 야망의 희생물로 표현하고 있다.
한국을 넘어 전 세계를 벌집 쑤신 듯 헤집어 놓은 ‘황우석 신드롬’, 스캔들로 비유되더니 결국 날개없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는 황 박사. 장 주간은 “황우석 신드롬이 지나친 ‘광란’의 수렁으로 빠져드는 문제에 대해 이성적이고 냉철한 접근이 없었다”며 황 박사와 함께 추락하는 한국의 자화상을 발견했다.
그렇다면 과연 청계천과 황 박사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장 주간은 우선, ‘결과 혹은 지상주의’라고 지적했다. 이것의 가장 큰 문제는 과정의 소중함을 무시한다는 점과 속도와 효율을 우상숭배한다는 점이다. 또 다른 공통점으로 광기에 가까운 집단 패거리주의를 꼽았다. 본질과 실체는 묻힌채 언론을 비롯한 각종 매체들의 대대적인 광고에 따라 인산인해를 이룬 청계천에는 찬사와 칭송만이 존재했다.
황 박사 문제도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반면 비판적인 시각은 집단적으로 매도되는 등 테러의 희생양이 됐을 뿐이다. 국익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딴소리’를 배척했던 과도하고 왜곡된 국가주의와 애국주의도 이들에게서 찾을 수 있는 공통점이다.
장 주간은 “허구적인 사이비 논리와 조작된 거짓 신화가 진정한 실체를 가리고 왜곡시킬 때 남는 것은 ‘진실의 죽음’밖에 없다”며 “삶과 생명에 대한 모독이고 폭력”이라고 말했다.
비본질적인 것이 본질적인 것을 억압하고 박해하며 파괴하는 2005년의 끝자락, 과연 비본질적인 것에 대한 본질적인 것의 역공 시점이 다가온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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