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광록 대전광역시교육감 |
요즈음 학교는 겨울방학이 시작되는 시기이다. 방학은 으레 즐거운이란 수식어가 붙어 ‘즐거운 방학’이라고 했다.
또한 방학은 제도적인 학교 현장수업에서 벗어나 스스로 계획하고 실천해 볼 수 있는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을 신장시킬 수 있는 현장 학습의 절호의 기회이다. 그래서 방학은 학생들에게 즐겁고 매력있는 황금의 시기이며, 이 시기에 새로운 무언가를 얻을 수 있다는 기대도 함께 갖는다.
그러나 방학 동안에 아쉽게도 일부 학부모들은 우리 학생들에게 점수를 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학부모의 파워 프로그램에 의하여 선행학습을 시키거나 과중한 학습부담으로 학생들에게 소위 ‘학습피로증후군’을 유발시킬 수 있다.
‘학습피로증후군’은 새로운 호기심과 의욕을 상실하게 하고, 과다한 경쟁심이나 불필요한 좌절감을 유발시켜 인성과 정서발달에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수도 있다.
방학은 학교라는 울안에서 습득한 지식 위주의 학습을 사회환경이나 자연환경 속에서 자연스럽게 응용해 보고 체험해 보는 산 학습의 장이 되어야 한다.
즐거운 방학시간을 학교 생활과 같은 학기의 연장으로 보내게 한다면 학습의욕 부진과 정서 및 행동상의 장애로 인해 학생들은 자칫 일탈을 꿈꾸게 될 것이다.
내년부터는 월 2회로 확대될 주5일 수업은 학교가 중심이 되어 교육 활동을 전개하고, 2일은 가족이나 지역 사회가 학생 교육 활동을 담당하거나 학생 스스로 계획을 세워 학습하게 함으로써 주7일 동안의 교육을 실현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이렇듯 학습 마당의 시?공간이 확대되면서, 우리 학생들이 얻게 될 교육의 질은 주말 2일과 여름, 겨울 방학기간의 학습 프로그램이 어떻게 제공되고 운영되느냐에 많은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이처럼 이제 교육의 주체는 학교라는 등식을 버리고 학교와 가정, 사회가 함께 삼위일체가 되어 책임을 져야 된다는 의식을 가져야 한다.
모쪼록 이번 겨울방학은 생생한 현장 체험학습의 시금석이 되었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선 이번 겨울방학을 통해 학교와 가정, 사회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학생들에게 폭넓은 자기 체험학습의 경험을 쌓게 하는 다양한 기회가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유태인의 율법서인 탈무드에 뛰어난 사람은 두 가지 교육을 받는다고 했다. 그 하나는 교사로부터 받는 교육이요, 다른 하나는 자기 자신으로부터 받는 것이다. 우리 학생들의 겨울방학은 후자에 해당된다 하겠다. 이번 겨울방학을 통하여 자신을 깊이 성찰하고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도록 다양하고 충분한 체험 기회를 주자.
겨울방학 동안 사회와 자연을 학습하고 건전한 생활습관을 기르며 정서적이고 전인적인 균형발달을 위하여 글자 그대로 즐겁고 보람되며 의미 있는 방학이 되도록 선생님과 학부모님 그리고 사회의 관심과 격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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