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인] 80년 문화 인프라… 한국 대표예술인 ‘즐비’

[향토인] 80년 문화 인프라… 한국 대표예술인 ‘즐비’

36. 아산<문화예술. 연애>

  • 승인 2005-12-28 00:00
  • 아산=남정민 기자아산=남정민 기자
이어령 前 장관 대표적… 베스트셀러 작가들 ‘다수’
영화 ‘아홉살인생’ 제작 황기성사단 해외개척 앞장
개그맨 최양락. 가수 윤복희씨 등 유명 연예인 배출

아산시는 일제강점기인 1926년에도 대중연예활동 상설공연장인 천락관이 만들어졌을 정도로 각종 예술·문화 행사가 꾸준히 이어져 오고 있다. 당시 천락관은 사면(四面 ) 모두가 함석으로 이뤄진 가설극장에 불과했지만 당시 충남에서는 유일무이(唯一無二)한 문화의 전당으로 손꼽혔다. 이 공연장에서 김구 선생의 시국강연회를 비롯 6·25때 미국 영화배우인 마릴린 먼로의 7사단 위문공연이 이뤄졌을 정도로 대중문화 전당으로서 역할은 지대했다. 이런 영향 때문인지 근래에 와서 우리나라를 대표할만한 인재가 예술·문화부문에서 속속 배출되고 있다. <편집자 주>



문화예술



우선 우리나라 문화산업과 교양분야를 크게 활성화시킨 이어령 제1대 문화부장관이 아산시의 대표할만한 인물이다. 현재 성결대 석좌교수로 자리를 옮긴 이어령씨는 문화콘텐츠 분야의 권위자로 국내외에서 문화학자로 불려지고 있다. 최근 지성의 오솔길(문학 시평집)과 저항의 문학 등의 저서를 펴내 젊은 작가 못지않게 많은 활동을 보이고 있다. 대한민국문화예술상과 제48회 대한민국예술원상(문학부문)을 수상한 바 있다.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과 쌍벽을 이루는 이항녕 헌정회 이사장도 문화인으로는 선두주자다. 제9대 문교부 차관을 지낸 이항녕 이사장은 정무직공무원 출신이지만 전문작가 못지않게 많은 베스트셀러 작품들을 쏟아냈다. 지난 1956년 ‘노동법론’을 시작으로 ‘작은 언덕에 서서’, ‘청산에 살리라’ 등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저서를 펴 냈다.

아산 출신 중 대표 할만 한 소설가로는 한용환씨(60)를 들 수 있다. 동국대학교대학원에서 국문학박사학위를 취득한 한 작가는 지난 1970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했으며, 현재 문학평론가로도 이름을 날리고 있다. 지난 1984년 소설문학사 작품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저서로는 한국소설론의 반성과 문학이란 무엇인가, 이광수 소설의 비판과 옹호를 펴냈고 최근 장편 소설인 ‘산타루치아역에서 돌아보다’가 대중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평생에 걸친 자신의 지적 편력을 정리해 행복한 허무주의자의 열정을 펴낸 박이문 작가는 호모 로고스로 통한다. 서울대 불문과에서 보들레르로 박사학위까지 받은 박 작가는 지적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불문과 교수라는 좋은 직책을 박차고 프랑스 소르본대에서 말라르메로 박사학위를 다시 취득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저서로는 나비의 꿈과 나의 출가, 길 등이 있다.

대중의 눈높이에서 살아있는 한국사를 펴낸 이덕일씨는 주관이 뚜렷한 역사평론가로 불려지고 있다. 현재 한가람 역사문화연구소장을 역임하고 있는 이씨는 기존 한국사 개설서의 서술 방법은 식민사관에서 벗어나지 못한 이병도의 조선사대관, 이기백의 한국사신론 수준이라고 비판하고 한국사를 다시 정리해 주목 받기도 했다. 역사에게 길을 묻다와 당쟁으로 보는 조선역사, 정약용과 그의 형제들 등의 저서를 펴냈다.

가장 한국적인 작가로 불려지고 있는 이중섭 화가의 뒤를 이을 인물로 아산 출신의 유근택 화가를 지목하고 있다. 유근택씨는 2003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미술부문)을 수상할 정도로 독창적인 자기만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현재 박수근 미술관에서 시대의 초상·일상의 울림전을 열고 있으며 그동안 100회 가까운 개인전을 열어 많은 화제를 낳았다.

고향인 아산에서 묵묵히 자기만의 작품세계를 열어가는 이미선 화가는 목판에 채색작업 위주로 순수 작품만을 고집하고 있어 조만간 이 분야에 선두주자로 급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미협 아산지부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충남산업디자인전과 충남 미술협회전, 삼도교류전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지난 1985년 한국교회 100주년 기념비문을 쓴 홍덕선 서예가는 동방의 명필인 한석봉의 뒤를 이을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서가협회 초대작가 및 서울시립미술관 초대작가, 제31회 신사임당의 날 예능대회 서예심사위원을 역임했다. 대한민국서예전람회 특선을 수상하기도 한 홍씨는 한국서가연합회전을 비롯 많은 전시회에 참가해 호평을 받았다.

한국무용협회 아산지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양동주(47·여)씨는 특기자 지도·육성과 시민들에게 문화권 향수를 양양 시키고 있다. 현재 온양한올중학교에서 무용교사로 활동하고 있는 양씨는 지난해 서울예술의 전당에서 벽파춤 연구회 정기공연을 할 정도로 벽파춤에서는 일인자로 평가받고 있다.

동양문학과 한국시를 통해 등단한 이내무 시인도 아산 문학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한 인물 중의 한사람이다. 현재 아산문인협회장을 맡고 있는 이씨는 한국시문학상과 노산문학상, 예총예술문화상을 수상했고 노랑 빛깔이 빚어내는 판타지 등 5권의 시집을 펴 냈다.




연예

지난해 춘사나운규영화예술제에서 작품상 등 4개부문상을 휩쓴 ‘아홉 살 인생’의 영화를 제작한 황기성 사단의 대표이자 충무로의 원로 황기성씨도 아산시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오 해피데이’와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접시꽃 당신’ 등 영화를 만들어 대거 스타를 배출한 황기성씨는 ‘열정만으로 영화를 만들던 시대는 지났다’며 해외시장 개척에 앞장서고 있다. 시장 확대 뿐이라는 황 대표는 최근 한류 여파의 여세를 몰아 동남아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어 좋은 결과가 기대된다.

최근 ‘알까기’에 이어 양은탁구를 통해 화려한 부활을 하고 있는 코미디언 최양락씨의 활동이 눈에 뛴다. 서울예술대학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지난 1981년 MBC 개그콘테스트로 데뷔한 최씨는 지난 2002년 라디오 DJ 활동을 병행해 큰 인기를 끌었다. 방송3사에서 코미디대상을 수상할 정도로 이 계통에서 독보적인 인물이다.

가수30년, 목회자 15년 등 45년의 음악인생을 걸어온 윤항기씨와 동생 윤복희씨도 아산시 배방면 중리 출신이다. 장수 가수로 유명한 윤항기씨는 지금은 음악목사로 더 유명세가 있다. 지난 1986년 웰컴 투 코리아 발표 후 아내의 권유로 신학공부를 시작해 미국 세인트루이스의 미드웨스트 신학대학에서 교회음악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1990년 귀국해 예음음악 신학대를 설립했다.

‘가는 세월’과 ‘나는 어떡하라구’, ‘장밋빛 스카프’ 등 세월은 흘러도 윤씨의 노래는 지금도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보수적인 시절인 1960년대 말 미니스커트를 입고 공항에 입국하는 등 늘 파격적인 행동으로 팬들 앞에 서온 윤복희씨도 아산시가 배출한 유명 인기가수다.

7세때 서울중앙극장에서 연예계에 데뷔한 윤씨는 16세 소녀시절 세계적인 스타 루이암스트롱과 함께 워커힐 호텔 개관기념 공연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1963년 코리언 커튼즈를 결성했고 1979년 MBC 서울국제가요제 대상을 시작으로 제1회 하와이가요제 대상, 제3회 한국뮤지컬 여우주연상을 수상해 당대에 큰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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