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상태 반장, 김종하 대장, 이현수 실장, 백창기 안전요원. |
유통업계는 여러가지 직업이 모여 있는 곳이다. 매장에서 직접 만날 수 있는 판매직부터 이름만 들어도 생소한 직업까지 무척 다양하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일하며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이들을 찾아가 본다. <편집자 주>
“안전사고 예방이 최우선입니다.”
개·폐점 시간이 정확한 백화점이지만 밤낮 구분 없이 언제나 근무 중 ‘이상 무’를 외치는 사람들이 있다.
24시간 건물 곳곳에 배치돼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는 백화점 안전요원들. 평소에는 이들의 존재가 없는 듯싶지만 사고가 발생하면 언제 어디서나 ‘슈퍼맨’처럼 등장한다.
롯데백화점 대전점을 지키는 안전요원은 총 34명. 지하 2층부터 지상 10층까지 곳곳에 배치되는 이들은 주·야를 막론하고 고객들의 안전은 물론 시설물 보호까지 담당한다. 최첨단 안전시스템이 언제나 작동하지만 가장 예리하고 민첩한 안전요원들의 활동이 ‘무사고’, ‘무재해’ 달성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 중에서도 안전을 위해서라면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는 이들이 있다. 총괄을 맡고 있는 이현수(43) 실장은 안전업무만 16년째를 맡고 있는 베테랑 안전요원이며, 김종하(40) 대장은 급박한 위험 상황에서 심폐소생술로 아이의 소중한 생명을 구해 이미 유명인사로 통한다.
이씨는 “백화점은 수백 개의 상점과 수천억대의 물품이 있는 곳이라 화재예방과 안전사고 예방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곳”이라며 “고객들의 안전이 안전요원들의 손에 달려있기에 항상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올해 초 쇼핑 중 쓰러진 외국인 동포 아이를 영아심폐소생술과 인공호흡으로 생명을 구해내 가족은 물론 안전요원들에게 모범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안전요원들의 사명감은 지난 2002년에도 과감하게 발휘됐다. 매장에서 난동을 부리고 도주하던 조직폭력배와 맞서 피해보상의 일체를 받아내는 성과를 거뒀다.
송상태(29) 반장은 “평상시에는 평안해 보여도 위급한 상황이 생기면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해 고객들을 돕는 일이 안전요원의 역할”이라며 “고객들의 ‘고맙다’는 말 한마디가 가장 보람된다”고 밝혔다.
“고객 대소사는 꼭 기억해요”
갤러리아 타임월드 숍 매니저 매출. 브랜드 가치 향상은 필수
최근 억대 연봉의 숍 매니저들이 언론을 통해 소개되면서 더 이상 ‘숍 매니저’는 생소한 직업이 아닌 전문직의 하나로 자리하고 있다.
상품판매는 물론 고객관리, 매장운영 등 매장의 총체적인 관리직을 지칭하는 숍 매니저는 능력 중심으로 평가받고 있어 날로 그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지역 백화점에도 자신만의 노하우로 브랜드의 이미지를 높이고 숍 매니저로 이름을 알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
갤러리아백화점 타임월드점의 숍 매니저 대표 4인방. K2 홍진희(42), KUHO 김경보(30), 탱커스 명영화(36), 에스까다 이정임(37)씨.
홍씨는 아웃도어 브랜드 중 몇 안 되는 여자 매니저 중 한명이다. 등산복 등 아웃도어의 활용이 보편화되면서 대기업들의 진출이 급격히 늘고 있는 현실 속에서도 월 평균 1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전국 K2 매장 중에서 매출부문 1위를 고수하고 있다.
김씨는 2년의 짧은 매니저 경력을 지니고 있지만 전국적으로 구호 브랜드의 최연소 매니저 타이틀을 지니고 있다. 더욱이 매출 부문에서도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1위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당찬 활약으로 유명하다. 또 이씨는 일명 ‘큰손’들을 움직인다는 고급 수입브랜드 숍 매니저로 5년째 활동하고 있다. 고객들의 안부를 비롯해 집안 대소사까지도 일일이 기억해 챙긴다는 이씨는 손님과 판매원과의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10년 넘게 숍 매니저를 맡고 있는 명씨는 숍 매니저의 역할을 매출을 올리는 것에 국한하지 않는다. 명씨는 “숍 매니저가 전문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은 브랜드의 특징을 이해하고 고객의 의미지에 맞게 전달해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데 있다”며 “이와 함께 매장관리, 고객관리 등도 전반적으로 이뤄져야 진정한 가치를 인정받게 된다”고 밝혔다.
“더 싱싱하게 더 저렴하게”
안영동농협 농산물 바이어 농가 직접 계약재배… 전국 누벼
올해는 수입산 김치 파동으로 우리네 식탁이 위기에 몰리면서 우리 농산물에 대한 인기가 높아졌다. 이로 인해 농산물에 가격을 매겨 소비자에게 선보이는 농산물 바이어들의 어깨가 한층 무거워졌다.
안영동 농협 대전유통센터에는 농산물 바이어로 이미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31살 동갑내기 복상원, 윤기문, 정준혁씨가 있다. 이들의 일과는 일반인들이 잠들 시간에 시작된다. 밤 12시 출근해 오전 10시에 퇴근하지만 잡무까지 처리하다보면 퇴근시간을 넘기기 일쑤다.
야채류 및 시설채소류를 담당하고 있는 복씨는 순간순간 변하는 채소 가격을 살펴 매일 아침 서울 가락동 시장을 통해 물건을 구입해 대전지역 중간상인들과 소비자들에게 신선한 야채를 제공하는 일을 담당한다.
비닐하우스 시설이 많지 않은 지역의 특성상 타지역 채소 가격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시설채소류는 그날그날 가격과 물량에 따라 대체할 수 있는 야채까지 미리 선점해야 하는 어려움이 적지 않다.
무, 배추, 대파 등을 담당하는 윤씨는 보다 저렴한 가격 책정을 위한 농가와 직접 계약 재배를 진행, 전국을 활동무대로 누비고 다닌다. 5년 동안 전국 각지를 돌아다녀 맛, 품질, 가격 등에서 자신하지만 예측할 수 없는 자연재해는 어찌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과일을 맡고 있는 정씨도 동감하는 부분이다. 갑작스런 날씨변동에 과일가격의 하락은 일순간이고 상한 과일까지도 처리를 해줘야 하는 것도 이들의 역할이다. 정씨는 “주부들이 식탁에 오르는 식품에 대해서는 너무나 민감해 가격책정에 가장 어려움이 있다”며 “더욱이 자연재해 등으로 가격변동이 심해 양쪽을 다 만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말했다.
▲ 타임월드 숍 매니저인 K2 홍진희, KUHO 김경보, 에스까다 이정임, 탱커스 명영화씨. |
▲ 안영동 농협 대전유통센터 농산물 바이어 윤기문, 정준혁, 복상원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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