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칼럼] 사랑의 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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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칼럼] 사랑의 표시

  • 승인 2005-12-24 00:00
  • 권오복 천안시 사회환경국장권오복 천안시 사회환경국장
길을 걷다가 사랑의 열매를 가슴에 단 사람들을 볼 때면, 나는 가벼운 웃음을 머금는다. 나와 같은 사랑의 표시를 달았다는 것뿐만 아니라,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넉넉한 사람임을 느끼기 때문이다.

성경에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고 하였다. 하나님은 자신의 형상으로 사람을 만들었다. 자신의 모습으로 만들어진 사람들끼리 서로 돕고 사랑하면서 살기를 원하신다. 이웃의 아픔을 돌보지 않고 수수방관한다면 하나님을 한 부모로 둔 형제를 사랑하지 않는 것과 같다. 하나님이 기뻐하지 않을 일이다. 우리는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 이는 곧 하나님의 형상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일이다.

불교에서는 ‘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菩提 下化衆生)’을 보편적 이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즉 위로는 지혜를 구하고, 아래로는 중생을 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생을 구하는 것은 자비의 실천으로 나타난다.

자(慈)는 진실한 우정, 상대편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 부모가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무조건적인 사랑을 의미한다. 비(悲)는 애련, 동정을 뜻하는 것으로 타인의 괴로움을 자신의 괴로움으로 함께 아파하고 그 아픔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것을 말한다. 남에게 이익과 안락을 주고 아픔을 덜어주려는 순수한 인간애를 현실생활에서 실천할 때 이를 자비의 생활이라고 한다.

이웃을 사랑하고 자비를 실천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우선은 자원봉사의 참여다. 사회복지시설이나 사회복지기관 등에 자원봉사자로 등록해 자신의 재능, 기술, 특기 등을 살려 봉사하는 길이다.

둘째는 자매결연이다. 사회복지기관, 가까운 자원봉사센터 등을 찾아 도움을 줄 대상자를 추천받는다. 지속적이고 정기적인 만남을 통해, 정신적 물질적 지원을 해줌으로써 건강한 사회인이 되도록 돕는 것이다. 셋째는 물질적인 후원이다. 사회복지시설이나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에게 직접 물품과 성금을 지원하는 방법과 공익 사회복지법인이나 관공서를 통해 기탁하는 것도 가능하다 하겠다.

천안시는 충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공동으로 이웃돕기성금모금을 실시하고 있다. 작년에는 목표액 4억원에 5억6000만원을 모금했다. 올해에는 목표액 4억원에 1억5000만원을 모금중이다.

사랑의 온도탑은 목표액을 100도로 잡은 것으로 모아지는 실적에 따라 온도가 올라간다. 그런데 올라가는 속도가 예년에 비해 상당히 더디고 어렵다. 우리 모두 보다 많은 관심과 참여가 요구되는 때이다.

이웃을 서로 사랑하고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가 될 때 우리는 참 이웃이 되는 것이다. 주변에 이웃의 따뜻한 사랑을 체험한 사람, 자비를 실천하는 사람, 사랑의 표시를 가슴에 단 사람들이 많아져 자주 만나게 되기를 기대한다. 그래서 유난히 눈이 많이 오고 꽁꽁 얼어붙은 추운 겨울이지만, 그들을 만나 가벼운 웃음과 감동을 머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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