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연말평정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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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연말평정 나선다

  • 승인 2005-12-23 00:00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한국영화가 연말 극장가 평정에 나선다. 분단을 주제로 영화계를 강타하고 있는 ‘태풍’의 뒤를 이어 연말 관객몰이에 나서는 다양한 한국영화들을 살펴보자. <편집자주>



■ 왕의 남자

폭군 사로잡은 광대 “한판 놀아볼까”



‘왕의 남자’는 조선시대 연산군과 그의 광기를 불러일으켰던 광대패의 이야기를 한판 마당놀이처럼 신명나게 펼쳐 보인다.


연산군 치하, 남사당패 광대 장생(감우성)은 연산(정진영)과 그의 애첩인 녹수(강성연)를 풍자하는 놀이판으로 한양의 명물이 된다. 왕을 희롱한 죄로 의금부로 끌려간 장생과 공길(이준기)은 왕을 웃겨야 하는 놀이판에 목숨을 담보로 나간다. 여기서 살아남은 장생과 공길은 궁에 머물면서 왕을 위해 공연을 하고 그 때마다 궁은 피바다로 변해간다.

수차례 영화화됐던 이야기에 ‘조선최초 궁중광대’라는 허구의 사실을 결합해 연산군의 비극을 새롭게 조명해 새로운 이야기로 만들었다. 전혀 낯설지도 않고, 너무 뻔하지도 않은 지점에서 풀어가는 연산군 이야기는 대중적이면서도 문학적이다.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과 눈에 익숙한 스타들 대
신 이야기가 가지는 힘으로 승부수를 던지는 영화기도 하다. 또 영화를 보고 나면 역사소설 한 편을 읽은 것처럼 명쾌하게 이야기가 잡히는 것은 인물의 갈등과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 연출 때문이다.




■ 청연

최초 여류비행사 화려한 비상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일본 비행사로 하늘을 날았던 박경원의 삶에서 오늘날의 사람들이 기대하는 영웅의 모습을 찾기는 어렵다. 박경원은 ‘일만친선 황군 위문 일반 연락 비행’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고국 비행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친일파로 매도될만한 기록도 적지 않다.

하늘을 나는 것이 꿈이었던 ‘경원’(장진영)은 커다란 새(비행기)를 처음 보던 날, 비행사가 되기로 결심한다. 비행사가 되기 위해 일본 비행학교를 다니게 되고 학비마련을 위해 택시 운전을 하면서 돈을 번다. 우연히 택시 손님으로 태운 한국인 유학생 ‘지혁’(김주혁)을 만나고 몇 년 후 경원은 2등 비행사가 된다.

주혁은 군제대 후 경원이 있는 비행학교의 장교로 지원해 경원과 재회하고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다. 하지만 한 남자의 여자로 남기에는 소망이 커 지혁의 청혼을 거절한 경원은 꿈을 이루기 위해 그녀의 비행기 청연(靑燕)에 올라 푸른 하늘을 향해 힘찬 날갯짓을 시작한다.





■ 파랑주의보

아련한 첫사랑의 기억



고 2 동갑내기 친구 수호(차태현)와 수은(송혜교)은 중학교 때부터 알고 지낸 사이. 공부는 물론 외모도 그럭저럭, 평범하기 그지없는 수호와 달리 수은은 교내 모든 남학생들이 좋아하는 짝사랑의 대상.

하지만 수은에게도 짝사랑의 상대가 있었으니 그건 바로 수호. 수은은 어느 날 수호에게 작심하고 남다른 관심을 내보인다. 눈치가 느린 수호를 위해 먼저 사랑 고백을 감행하는 수은. 수은의 달콤한 사랑고백을 들은 수호는 첫사랑의 설렘에 밤을 지샌다.

공식 커플로 사귀게 된 수호와 수은은 어느 날 친구들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섬 여행을 떠나게 된다. 뜻하지 않은 여행에서 수호와 수은은 둘의 사랑이 첫사랑에서 생애 가장 아름다운 사랑으로 커져 가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 작업의 정석

작업계 지존남녀 적수를 만나다



작업계의 대표선수 민준(송일국)과 지원(손예진)이 만났다. 선수는 선수를 알아보는 법. 작업계의 고수로 소문난 이들에게 민준과 지원은 결코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다.

보통 남녀에게 하는 방법으로 슬쩍 서로를 떠보는 작업남녀. 하지만 이들에게 평범한 작업버전이 통할리 없다. 드디어 그 동안 갈고 닦은 비장의 작업기술을 실전 테스트해볼 상대를 만난 민준과 지원의 작업대결은 슬슬 달아오르기 시작한다.

드디어 적수를 만났다며 쾌재를 불렀던 두 사람. 치밀한 물밑 작업을 거쳐 본격 작업 대결에 들어간 민준과 지원이건만, 백발백중 먹혔던 그들의 작업은 자꾸만 허탕을 친다.

절대지존이라는 자존심마저 흔들리기 시작할 때 화려하고 노련한 작업테크닉이 무의미함을 깨닫기 시작한다. 사랑을 성취하기 위해선 고도의 기술을 뛰어넘는 진심이 승부수임을 알게 된다.

톡톡 튀는 요즘 세대의 사랑 방식이라는 점에서 ‘작업의 정석’에는 재미있는 요소가 많다. 쿨한 태도와 거침없는 표현 방식들, 하나부터 열까지 조건을 따지는 합리적 계산까지. 영화 속 연애는 시종 머리를 쓰게 만드는 게임처럼 진행된다.




인기비디오 <스텔스 >

제 불능 인공지능 전폭기의 공격



국제테러 방지를 위해 극비리에 무기개발에 착수했던 국방성은 스스로의 감정과 판단에 의해 독자적인 임무 수행이 가능한 인공지능 시스템 EDDIE 개발에 성공한다.

EDDIE가 탑재된 새로운 무인전폭기 스텔스가 실전배치되자 헨리(제이미 폭스), 벤(조쉬 루카스), 카라(제시카 비엘)로 구성된 최정예 스텔스 파일럿 부대는 어느때보다 강렬한 긴장감에 휩싸인다. 탐색불허, 추적불가, 통제불능. 상상을 초월하는 거대한 액션이 시작된다.

악천후 속 극비임무를 수행하던 스텔스기는 돌발상황을 겪은 이후 점차 통제 불가능한 상태에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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