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명학 편집국 부국장 |
돌이켜 보면 충청권에서의 한나라당은 지역감정의 최대 피해자다. 3김시대하에서 정치지형이 지역구도로 돌변하면서 한나라당은 충청도에서 철저히 소외되어 왔다. 지금의 야당시절은 물론 집권당 시절에도 자민련의 기세에 눌려 숨한번 제대로 내쉬지 못했다. 한나라당이 경상도를 중심으로한 철저한 지역감정 구도를 가져가면서 가져온 당연한 결과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이 지역에서 한나라당을 기웃거리는 인사들은 눈을 씻고 찾아볼래야 볼 수가 없었다. 한 때는 공천할 인물이 없어 지방선거를 보이콧하는 지경에 까지 이르렀다.
중앙당의 철저한 충청권 소외로 이곳 한나라당엔 인물이 씨가 마르고 시도지부는 개점휴업상태가 지속된 것이 불과 얼마전의 일이다. 지난 4·30선거까지만 해도 한나라당은 그야말로 다가오는 지방선거를 걱정하는 형국이지 않았는가. 그러던 것이 보수층 유권자들의 결집으로 열린우리당이 완패하는 결과가 나오면서 급기야 한나라당에 대한 인기가 이 지역에서도 올라가고 있는 것이다.
이를놓고 일각에서는 열린우리당의 실정에 대한 국민의 외면이 한나라당의 지지로 돌아섰다는 이른바 반사이익이란 평가를 내리고 있다. 그래서 거품이란 얘기도 있고 언제든지 급전직하 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총선에서 압도적으로 열린우리당 지지를 보였던 곳이 충청지역이다. 지금의 한나라당의 인기는 열린 우리당을 지지했던 유권자들이 돌아서며 그만큼 유동층이 넓어졌을 뿐으로 표심으로 연결될 지는 여전히 미지수라는 분석도 있다. 한나라당은 지금 동전의 양면같이 기회와 위기를 동시에 맞고 있는 지 모른다.
한나라당은 충청 지역을 소외시킨 업보격이지만 지역의 여론을 흡인할 만한 인재발굴이 쉽지 않다. 여전히 마땅한 시장감 후보를 찾지 못하고 있고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기초의원도 차이는 있지만 황무지에서 개척해야할 정도다. 충청지역에 대한 실질적인 배려가 없었던 것도 아쉽다. 선거때만 되면 캐스팅보트니 어쩌니 하면서 관심을 둘 뿐 지난 십수년간 한나라당은 이 지역을 철저히 외면하다 시피했다.
행정도시에 대한 수도권 지역 출신의원들의 반대가 여전하고 이명박 서울시장은 공공연히 반대의 입장을 표명하고 있지 않은가. 언제든지 이 문제는 쟁점화할 소지가 있다. 어렵사리 만들어진 R&D 대덕특구에 대해서도 경상도지역 출신의원들이 지역의 이해관계를 들어 발목잡기에 나선 것도 충청민들은 기억한다. 과학기술 중흥이라는 국가적 대사업은 정파를 초월해야함에도 충청권은 항상 흥정거리 대상이었다. 결국 이 난제들을 딛고 일어서지 않는다면 한나라당은 충청도에서 착근하기 어렵다.
충청권 표심은 명분과 함께 철저한 실리로 움직여왔다. 한나라당이 대권창출에만 집작한 채
또다시 충청권을 소외하고 정권창출의 들러리로 이용하려 한다면 지금의 여론은 언제든지 돌변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호랑이는 자신의 사육사를 언제든지 물어죽일 수 있고 지역민의 여론은 바로 호랑이와 같다는 사실을 되새겨야 한다. 한나라당이 지역민의 주목을 받은 것이 고작 7~8개월 전이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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