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칼럼] 비통한 마음으로 한해를 마무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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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칼럼] 비통한 마음으로 한해를 마무리하며

  • 승인 2005-12-20 00:00
  • 강명식 푸른외과 원장강명식 푸른외과 원장
새로운 세대가 열린다고, 새로운 밀레니엄이 열린다고 법석을 떨던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005년도 며칠 안 남았다. 끝은 새로운 시작이라 했던가?

참으로 많은 일 들이 일어나고 서로 다투고, 서로 시기하고, 서로 진위를 가리자하고, 빈부격차가 어떻다, 분배가 먼저다, 아니다…. 정말 많은 일들이 일어났던 2005년이다.

황우석교수 팀의 줄기세포 논문이 조작 논란에 휩싸여, 그에 관련된 사람들에게 핵폭탄보다 더한 충격을 주고, 또한 그 연구에 기대를 걸고 있던 환자들과 보호자들에게는 어려운 경제에도 찌들려 힘든데, 정말 청천 벽력 같은 일이었을 것이다. 참으로 참담함을 금 할 수 없다. 의사도 과학자다.

그런 의미에선 필자 역시 더욱더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게 됐다. 더욱 정밀한 결과가 나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겠지만, 논문을 여러 번 썼던 한사람으로서 조작이란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 논문이 왜 필요했을까? 왜 그런 일이 일어났을까? 약 6~7년 전부터 시작된 복제와 난자의 연구는 우리나라에선 상당히 활발했었다.

주로 산부인과에서 불임부부를 위해 연구했던 것이 발전하여 줄기세포까지 이르렀는데…. 어느 순간 각 중소병원과 중소연구소를 포함한 대학병원에서의 복제 혹은 불임연구를 위한 난자연구가 한꺼번에 위축되고 말았다. 공교롭게도 그 뒤 갑자기 황우석이란 이름 석 자가 매스컴에 뜨고 난자를 이용한 체세포 복제 및 줄기세포에 대한연구를 집약적으로 하여 대학뿐만이 아니고 국가적으로까지 지원하겠다 하면서 그를 완전히 영웅시 하면서 띄워주기 시작했다.

그 당시 다른 연구기관이나 병원에서 그쪽연구에 종사하던 많은 연구원들은 중도에 연구를 포기한경우가 있고, 다른 직종으로 직업을 옮긴 사례들이 있었다.

그들이 왜 연구를 포기 했을까? 필자로선 확인할 수 없다. 모든 연구란 서로 비슷한 환경이 아니라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발전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연구는 일종의 독과 점이었다. 일부대학에서 전폭적인 지지와 국가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또한 관계되는 기관 지역단체까지 나서서 영웅시하면서 금전적 지원을 하며 띄워 놨으니 다른 어려운 환경에서 연구하던 연구원들은 포기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았을까?

물론 이는 전적으로 필자의 생각이다. 더 염려스러운 것은 그런 강력한 뒷받침으로 군소 연구원들의 연구 업적을 전혀 대가도 없이 도용하거나 수탈하지는 않았는지 심히 의심스럽다.

줄기세포의 연구는 정말 제대로 맞춤형으로 할 수만 있다면, 금세기 가장 두드러진 과학의 성과라 해도 옳다. 이런 연구가 만약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기술을 보유하여 허브를 선점한다면 우리 후손들이 그 연구 하나만으로도 최소한 100년을 먹고살 수 있을 정도의 가치를 가진 것이다.

정말 우리나라엔 진실이 존재하는가? 비통하고 참담하며 울화통이 터질 뿐이다…. 제발 다가오는 2006년엔 진실만 존재하는 필승대한민국이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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