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립합창단이 지난 9일 대전문화예술의전당 무대에서 노래한 ‘멘델스존의 위대한 오라토리오 엘리야’는 총 2부에 걸쳐 2시간이 넘는 대곡으로, 4년전 침례신학대에서 부분적으로 발췌해 무대에 올린 적은 있었지만 ‘엘리야’ 전체를 대전에서 노래한 것은 합창단이 처음이었다.
‘엘리야’는 멘델스존의 최고의 걸작으로, 선지자 엘리야를 통한 이스라엘의 여호와 하나님과 유대의 우상 바알신의 대립 및 엘리야의 승천을 그리고 있다. 특히 음악적으로 까다롭기로 손꼽히는 곡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에 ‘엘리야’ 전곡을 소화하기 위한 시도는 많이 나타나고 있지 않다.
이날 합창단의 ‘엘리야’는 초연 무대였음에도 불구하고 웅장하고 파워풀한 공연으로 다섯 번의 커튼콜을 이끌어냈다.
합창단의 올해 마지막 송년음악회이자, 후원회 ‘하모니’가 지난 10월 창립된 이후 갖는 첫 정기공연 등의 이유로 99%의 객석을 매운 관객들은 웅장한 연합합창에 감동하기에 충분했다.
특히 대전시립합창단과 대구시립합창단, 부산시립합창단의 130여명이 넘는 연합 합창과 대전시립교향악단의 연주는 합창 공연으로는 쉽게 볼 수 없는 대규모 무대였다는 점에서 관객들의 관심을 더욱 끌었다. 이병직 지휘자에 의해 진행되는 합창단과 솔리스트의 무대는 적절한 소리의 조화를 이루며 솔리스트와 합창단 모두 돋보이도록 했다.
공연장에서 만난 러시아 국가표준연구원 과학자는 “대규모의 힘이 넘치는 사운드를 통해 세상에서 듣지 못할 감동을 받았다”며 “솔리스트의 훌륭한 노래가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음악의 도시인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신이라는 이 과학자는 큰 울림으로 다가온 합창단의 공연에 크게 놀라는 반응을 보였다. 분명 대전 예술단이 한단계씩 발전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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