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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가 저물어갑니다. 이맘때면 누구나 통과의례가 있지요. 송년회말입니다.
인간관계가 얽혀 있는 곳에는 으레 한해를 보내고 잊으려는 송년모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직장인, 자영업자, 개인을 망라해 직장상사와 동료, 친구, 선후배, 동창 등 다양한 송년 모임이 연말 식당가를 시끄럽게 하네요.
우리의 송년모임은 회식문화가 지배하다보니 이맘때면 음주를 하는 기회도 많아집니다. 그렇다보니 술을 못하는 사람은 정에 넘쳐 건네주는 동료, 친구, 선후배들의 술잔에 곤혹스러워하기도 하죠.
그런데 송년모임도 여성들의 참여가 늘고 건강을 중시하는 ‘웰빙’이 확산되면서 점차 변화하는 것 같네요. 과거의 모든 것을 잊자는 분위기에 빠져 1차에 이어 2, 3차까지 진행하며 ‘부어라 마셔라’하던 모습에서 1차에서 간단히 끝내고 귀가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습니다.
속찬 즐거움이 온다
2005년 1차 레스토랑+와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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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회식자리는 1차 삼겹살파티에서 2차 노래방으로 이어지던 게 코스였지만 여성들의 참여가 늘고 있는 요즘 여성들의 기호를 좇아가는 추세때문일까요? 요즘엔 레스토랑이나 뷔페집에서 취향에 맞는 음식을 즐기며 와인 한잔하는 ‘감성파티’ 로 바뀌고 있어 눈길을 끄네요. 파티개최로 얻은 수익금은 불우이웃돕기에 성금으로 내는 아름다운 모습도 보여 흐뭇함을 줍니다.
모처럼 가족과 친구들이 저녁식사 후 찜질방에 모여 땀을 흠뻑 뺀 뒤 도란도란 얘기하는 모습도 예전엔 볼 수 없던 진풍경 중 하나입니다.
우리네 이웃들이 올해 송년모임을 어떻게 맞이하고 있는지 들여다 볼까요.
대전에서 의류생산도매 회사의 관리부장인 명순경(43)씨. 명부장의 수첩에는 연말 송년모임 일정이 빼곡히 적혀 있습니다. 이달들어 매주 금요일은 아예 송년모임으로 차있더군요. 그 사이사이 다른 요일에 또 다른 송년 모임이 끼어있는 걸 보면 많은 송년모임을 갖는 것 같습니다. 모임성격도 다양하네요. 친구회동에서부터 직장회식, 중학교 및 고교 동창모임 등등.
송년모임이 많이 있다 보니 명씨 나름대로 철칙이 있더군요. 무엇보다 술은 자제하고 분위기를 즐긴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10시 이전에는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노력한다는 것이지요.
지난 9일 있었던 명부장의 중학교 동창회 송년 모임을 따라가 보았습니다. 시골의 남녀공학 중학교를 나온 명씨는 이 모임만큼은 빠지지 않는다고 하네요. 이날도 남녀동창들과 학창시절을 회상하면서 가족과 세상사 얘기를 주고받느라 분위기에 젖어들더군요.
요즘엔 색다른 송년모임을 즐기는 사람도 늘고 있습니다. 충남 청양읍에서 사진관을 운영하고 있는 정철호(42)씨도 그 중 한사람입니다. 정씨는 자신이 자영업에 종사하는 탓에 가게를 비울 수가 없어 송년회 모임에 간다는 게 남들처럼 쉽지 않다고 하소연하네요.
그런 정씨지만 가족과 함께 보내는 고향친구들과의 송년모임만큼은 꼭 참석한다고 합니다. 올해 모임은 좀 독특하게 보내자는 생각에 일찌감치 지난 달 말 계룡시의 한 찜질방에서 보냈다고 하네요. 가족들이 모여 얘기하고 피로도 푸는 데는 찜질방이 최고라는 것이 정씨의 얘기입니다.
아무튼 한 해를 정리하고 보내는 송년회가 음주 등으로 인해 심신을 고달프게 하고 기분을 망쳐선 안되겠지요. 몸도 추스르고 기분과 추억도 간직할 수 있는 송년회가 되어야 겠습니다.
자 이제부터 색다른 송년회의 세계로 떠나볼까요? 그리고 술로부터 몸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지 알아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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