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서구에 사는 정 모씨(69, 여)는 13일 새벽 귀가하려다 집 앞 골목길에서 넘어지는 바람에 건양대학교 병원 응급실로 실려왔다.
밤새 내린 눈이 추운 날씨로 인해 얼어붙으면서 빙판길로 변한 탓에 60대 노파인 정씨가 중심을 잡지 못하고 미끄러졌기 때문.
살을 에는 한파가 계속되는 가운데 정씨처럼 길에서 미끄러지거나 두통을 호소하는 시민들로 이날 지역 종합병원 응급실은 북새통을 이뤘다.
충남대병원 응급실 관계자는 “이날 새벽부터 길에서 미끄러져 타박상을 입은 노인들과 두통환자 수십 명이 몰려 일손이 모자랄 지경이었다”고 말했다.
또 각 지역 개인병원에도 이날 하루동안 감기증세를 호소하는 환자들이 줄을 이었다.
매서운 한파는 시민들의 주택에 설치된 수도관까지 가만두지 않았다.
13일 대전상수도사업본부에는 동구 가양동과 대덕구 덕암동 주택에서 수도관 동파 신고가 접수됐으며 올 12월 들어 모두 18건의 동파 신고가 접수됐다.
이는 지난해 12월 단 2건의 수도관 동파 신고가 들어온 것에 비할 때 무려 9배에 달하는 수치다.
몽고내륙 바이칼 호에서 형성된 찬 대륙 고기압이 확장되면서 13일 충청권 대부분의 지역이 올 겨울 들어 아침 최저기온을 보이는 등 매서운 한파가 몰려왔다.
이날 아침 지역별 최저기온은 천안 -13.8도로 가장 낮았으며 금산 -11도, 대전 -10.4도, 부여 -9.4도, 보령 -6.6도 등 영하의 수은주를 기록했다.
이날 낮 최고 기온도 천안 -4.7, 대전 -1.9도, 금산 -1.6도 부여 -1.3도 등으로 영하권에 머물렀다.
대전지방기상청은 이 같은 추위가 오는 17일까지 기승을 부리다 18일 낮부터 평년기온을 회복하며 누그러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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