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경제 1부장 |
그러나 그 여진은 좀처럼 가라앉고 있지 않다.황 교수는 심한 스트레스와 탈진증세로 병원에 입원해 있고,촌각을 다투어야 할 연구는 사실상 중단상태에 놓였다.국내에서 ‘진위 논쟁’이 벌어진 시점에서 미국,영국,일본 등 세계 각국은 이 분야 기술 선점을 위해 천문학적 예산을 투입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세계 과학자들은 황 박사의 몰락을 기대한다”는 미국 생명 과학자의 말도 외신을 통해 전해진다.지난달 24일 기자회견을 통해 “연구원의 난자 제공 등 윤리적인 문제에 대한 모든 질책은 내게만 해달라”는 말을 남긴 황 박사는 그 이후 아무 말이 없다.
이번 논쟁은 연구윤리와 ‘취재윤리’에 대한 성찰을 요구한다.
황 교수의 인간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본질적으로 여성의 난자 확보라는 윤리적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지난해 5월 네이처지가 제기한 여성 연구원의 난자제공 의혹도 이 때문이다.
최근 황 교수는 타임지와의 회견에서 이에 대해 “당시 난자 제공자들이 사생활 문제를 들어 공개하지 말 것을 요구해와 이를 심각하게 고민한 끝에 수용한 것이지, 의도적으로 은폐할 생각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복제양 돌리를 탄생시킨 세계적인 과학자 영국의 윌머트 박사와 한 때 황 교수와 형제의 정을 나누었던 미국 피츠버그대 섀튼 교수는 “황 교수의 과학적 성과에 대해 하자를 발견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비록 네이처지를 비롯해 일부 과학자들이 의혹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지만 황 교수의 연구 성과에 대한 오류는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제 국민 대다수는 “후속 논문 등 과학적 성과로 검증받겠다”는 황 교수측 의견에 공감하고 있다.
논란을 촉발한 PD수첩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침몰’했다.‘단군이래 최대의 과학적 성과’라는 황 교수의 연구에 ‘메스’를 가하려던 PD수첩의 ‘침몰’은 취재윤리 측면에서 언론종사자들에게 맹성을 촉구하는 뼈아픈 사례로 남을 듯 하다.여성 연구원의 난자제공에 대한 보도는 국익적 측면에서 찬반논란은 일었지만 언론이 제기할 만한 사안이었다는 언론학자들의 중론이다.
문제는 ‘연구성과의 진위’를 가린다는 명분으로 상대적 약자인 연구원들에 행한 회유와 협박이다.PD수첩의 침몰 원인은 ‘반(反)취재윤리’에 대한 국민적 공분으로 비롯됐다.목적을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취재행태에 여론이 제동을 건 셈이다.내부고발이라는 ‘달콤한 유혹’을 정도로 풀어가지 못해 ‘독’이 된 셈이다.탐사보도의 효시로 ‘PD저널리즘’의 신기원을 이룩한 PD수첩의 방송중단은 그 공과를 떠나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황우석 논쟁’은 이제 깊은 상처만 남긴채 수면아래로 잦아들고 있는 상황이다.그동안의 논쟁은 황 교수측과 PD수첩 뿐아니라 진보세력과 보수세력의 갈등으로 확대,재생산되며 골깊은 상처를 남겼다.
논쟁의 가장 큰 피해자인 황 교수는 말이 없다.연구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의 방법이다.한솥밥을 먹던 연구원의 내부고발에 의해 논란이 촉발됐다는 것과 평생을 걸쳐 이룩한 연구성과에 대한 의혹들은 황 교수가 인간적으로 감당하기 힘든 부분일 것이다.
그럼에도 황 교수는 그동안 의연하게 대처해왔다.그의 심적 저변에 깔린 ‘관용의 미덕’은 우리에게 시사하는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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