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단상] 공인의 윤리의식

  • 오피니언
  • 독자 칼럼

[교육단상] 공인의 윤리의식

  • 승인 2005-12-08 00:00
  • 김영호 대전 보문고 교사 전교조 대전지부 대변인김영호 대전 보문고 교사 전교조 대전지부 대변인
윤리 문제로 촉발된 황우석 교수의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논란이 큰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일단 황 교수가 연구과정에서 제기된 윤리적 문제들을 시인하면서 생명윤리에 대한 보다 엄격한 기준 마련으로 매듭 될 듯하던 논란이, 한 방송사가 연구결과에 대한 진위의혹을 제기하면서 국익과 실체적 진실의 대립으로 확산되고 있다.

다행히도 진위의혹을 제기한 방송사가 취재과정에서 취재윤리를 어긴 사실이 확인되면서, 극단으로 치닫던 줄기세포 진위 논란이 파멸적인 충돌에서는 벗어나게 되었다.

그래도 이번 논란을 겪으면서 얻은 교훈은, 성과 못지않게 엄격한 윤리과정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그간 정부와 학계는 연구 성과에만 지나치게 집착해 국내외의 윤리적 지적을 외면했고, 언론도 의혹을 재생산하는 선정보도에 치우쳐 민주적 통제와 감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번 논란으로 우리나라 과학자들이 이룩한 세계적인 연구 성과 자체가 부정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다만 절차상의 윤리 문제가 상당 부분 사실로 확인된 만큼, 생명과학분야는 물론 우리 사회 각 분야의 윤리적 기준을 강화하는 계기로 승화시켜야 한다.

문제를 솔직하게 고백하고 드러내는 것이 치유의 시작임을 우리 모두 냉정하게 인식해야 한다. 감성적인 국익론을 내세워 문제를 외면하는 것은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킬 뿐이다.

황우석 교수팀의 연구는 이미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교과서에 소개되어 있고, 황 교수는 청소년들이 가장 닮고 싶은 과학자로 손꼽히고 있다. 따라서 황 교수가 늦게나마 자신의 문제를 고백한 것은 공인으로서의 책임을 다한 것으로 높이 평가해야 한다.

오늘날 국민의 사표가 되어야 하는 공인에게 요구되는 우리 사회의 윤리적 요구는 가혹할 정도다. 그런데 최근에 황 교수 못지않게 윤리적 사표가 되어야 할 대전시교육감이 부정선거 혐의로 1심 법원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대전시교육감이 황 교수처럼 자신의 문제를 고백하고 백의종군하겠다는 공언은 들은 적이 없다. 오히려 그가 앞으로 구성될 ‘교직비리심사위원회’를 통해 교사들의 비리심사를 사실상 총괄하게 된다니 씁쓸하다. 혹시나 비리의 몸통이 깃털을 단죄하는 행태로 비춰져 지역민의 웃음거리가 되지 않을까 걱정되기 때문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가을단풍 새 명소된 대전 장태산휴양림…인근 정신요양시설 응급실 '불안불안'
  2. [사설] 의료계 '정원 조정 방안', 검토할 만하다
  3. [사설] 충남공무원노조가 긍정 평가한 충남도의회
  4. 대전사랑메세나에서 카페소소한과 함께 발달장애인들에게 휘낭시에 선물
  5. 제90차 지역정책포럼 및 학술컨퍼런스 개최
  1. 국방과학일류도시 대전 위한 교류장 열려
  2. '한국탁구 국가대표 2024' 나만의 우표로 만나다
  3.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학술적 업적 수상 잇달아…이번엔 국제학자상
  4. 건양대병원, 시술과 수술을 한 곳에서 '새 수술센터 개소'
  5.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헤드라인 뉴스


내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 학교 지원 항목 추가… 교원 생존수영 업무에서 손 뗀다

내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 학교 지원 항목 추가… 교원 생존수영 업무에서 손 뗀다

교원들의 골머리를 썩이던 생존 수영 관련 업무가 내년부터 대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로 완전 이관된다. 추가로 교과서 배부, 교내 특별실 재배치 등의 업무도 이관돼 교원들이 학기초에 겪는 업무 부담은 일부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2025년부터 동·서부교육청 학교지원센터(이하 센터)가 기존 지원항목 중 5개 항목의 지원범위를 확대하고 학교에서 맡던 업무 4개를 추가로 지원한다. 먼저 센터 지원항목 중 교원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생존 수영 관련 업무는 내년부터 교사들의 손을 완전히 떠나게 된다. 현재 센터에..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대전시가 충청권 메가시티 완성의 시작점인 광역교통망 구축에 힘을 쏟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도시철도 2호선 트램부터 신교통수단 시범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도시균형발전 초석을 다지는 것을 넘어 충청 광역 교통망의 거점 도시가 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28년 만에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이 올해 연말 착공한다. 도시철도 2호선은 과거 1995년 계획을 시작으로 96년 건설교통부 기본계획 승인을 받으면서 추진 됐다. 이후 2012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사업이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됐지만 자기부상열차에서 트램으로 계획이 변경되면..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크리스마스트리와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겨울철 대목을 노리고 있다. 우선 대전신세계 Art&Science는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26일 백화점 1층 중앙보이드에서 크리스마스트리를 선보였다. 크리스마스 연출은 '조이 에브리웨어(Joy Everywhere)'를 테마로 조성했으며, 크리스마스트리 외에도 건물 외관 역시 크리스마스 조명과 미디어 파사드를 준비해 백화점을 찾은 고객이 크리스마스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대전 신세계는 12월 24일까지 매일 선물이 쏟아지는 '어드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