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시감] ‘대망의 금강시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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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감] ‘대망의 금강시대 열렸다’

  • 승인 2005-11-25 00:00
  • 유영돈 편집부장유영돈 편집부장
▲유영돈 편집부장
▲유영돈 편집부장
국가 천년대계(千年大計)인 행정도시 건설이 비로소 정통성을 부여받고 본격화의 닻을 올리게 됐다. 어제 헌법재판소가 ‘행정중심복합도시 특별법’에 대한 위헌 시비에 종말을 고하는 합헌(合憲)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불안과 초조에 떨던 500만 충청도민들은 만세를 외치며 복받치는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눈물을 훔쳐 내렸다. 공주 연기 주민들은 거리로 뛰쳐나와 감격의 기쁨을 함께 나누었고, 국회에서는 10여일 넘게 합헌 선고를 촉구하며 단식을 감행하던 지역 국회의원들도 서로 얼싸안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지역 단체장들 역시 쇄도하는 축하와 격려 전화를 받느라 하루 종일 몸살을 앓았다.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지난 1년은 충청도민에겐 울분과 불안, 우려의 시간이었다. 지난해 10월21일 당연히 합헌 결정이 있으리라 믿었던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이 관습헌법이란 굴레에 묶여 헌법재판소의 청천벽력과도 같은 위헌 판결을 받았다. 지역민들은 이에 심한 배신감과 허탈, 좌절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이들은 결코 굴복하지 않았다. ‘행정수도 건설 끝까지 수호’를 외치며 추운 거리로 나섰던 것이다. 충절의 고장 충청도민이 국가기관의 결정에 반(反)하여 이처럼 규탄과 궐기에 나섰던 때가 일찍이 있었나 싶을 정도다.

각종 집회는 물론이고 ‘서울이 수도면 지방은 하수도냐’ ‘헌재는 자폭하라’ 등 듣기에도 섬뜩한 어휘까지 서슴지 않았다. 순박하다 못해 멍청하다고 해도 그리 싫은 내색조차 않던 이들이 벌인 투쟁은 말 그대로 힘겹고도 눈물겨운 싸움이었다. 이 같은 피나는 투쟁속에 얻어낸 것이 바로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특별법’이다. 당초 계획인 신행정수도 건설보다는 다소 미흡하지만 여야 국회의원이 합의로 도출한 특별법이라, 다시 이를 존중하고 인정한 것이다. 이런 행정도시 특별법이 또다시 위헌 선고로 모든 것이 물거품 된다는 것은 충청도민들에겐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때문에 헌법재판소의 어제의 합헌 판결은 때늦은 감은 있지만, 여간 반가운 결정이 아닐 수 없다. 물론 국회의 적법한 절차에 따른 대의민주주의 국가에서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하지만 이 같은 결정이 또다시 차일피일 미뤄지거나 최악의 경우 위헌판결이 났더라면 이를 둘러싼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갈등과 대립은 더욱 심화될게 뻔하다. 더욱이 공주 연기지역에서 현재 추진중인 각종 사업이 큰 차질을 빚는 것은 물론, 그 계획 자체가 백지화될게 명약관화하기 때문이다.

더 이상 행정도시 건설을 놓고 소모적인 논쟁은 그만 접자. 이제는 충청도민뿐 아니라 대한민국 모든 국민들이 국가의 천년대계인 행정중심복합도시의 성공적인 건설을 위해 다시 뜻을 모으고 매진해야 한다. 원래 행정도시 건설 계획이란 충청권만을 위한 단순한 정책이 아니었다. 이는 분명 수도권에 기형적으로 몰린 인구와 경제 집중 폐해를 해소함과 동시에, 수도권과 충청권, 영남과 호남 등 전 국토가 골고루 성장하는 국가 균형발전 차원에서 비롯된 거대한 국가 프로젝트다. 우리가 바라는 21세기 대한민국의 미래상은 국토의 균형발전이란 대명제 아래 전 국민이 고루 잘사는 나라다. 행정도시 건설은 이의 첫 단추에 불과한 것이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상생(相生)의 발전 길은 이 때문에 우리 모두의 과제이자 숙명인 것이다.

바야흐로 대망의 신(新)충청시대가 열렸다. 그동안 겪었던 좌절과 갈등, 불안 등 모든 상처들은 이젠 잊어버리자. 또다시 우리가 해야 할일이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다. 우리는 유사 이래 최대의 기회이자 도전을 동시에 안고 있다. 사사로운 이기심은 버리고 그동안 보여줬던 충청권의 결집과 공조의 저력을, 중단 없는 행정도시 건설 장도(壯圖)에 다시 한번 보여줘야 한다. 이 길만이 앞으로 펼쳐질 신(新) 금강시대의 새 역사 창조란 거보(巨步)를 내딛는 충청인의 저력이자 뿌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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