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비 감당안돼 자동차도 애물단지
“겨울농사 꿈도 못꿔 정부대책 시급”
직장인 A씨는 고향에 홀로 계신 노모의 난방비 때문에 말 못할 고민을 하고 있다. 보통 한겨울을 나기 위해 필요한 2드럼(드럼당 17만원)의 난방유 가격이 만만치 않기 때문.
논산에서 하우스 농사를 짓고 있는 B씨 역시 면세유 가격 상승에 한숨을 내쉰다.
면세유 가격은 ℓ당 경유 585원, 등유 592원, 휘발유 580원으로 지난해 400원, 430원, 430원대보다 150~185원이 올랐다.
평소 여행을 좋아하는 직장인 C씨 역시 답답하기는 마찬가지. 저렴한 연료비를 위해 경유차를 구입했지만 지난 10월 현재 경유 가격은 1192원으로 휘발유(1517원)와 별반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C씨가 차를 구입한 2003년 당시만해도 경유 가격은 ℓ당 766원으로 마음껏 여행을 즐길 수 있었다.
대전 대흥동에 위치한 D식당에는 추억속으로 사라졌던 조개탄 난로가 다시 등장했다.
간혹 조개탄 타는 냄새를 타박하는 손님들도 있지만 넓은 식당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서민들에게 치솟는 기름값은 가히 살인적이다. 난방비를 아끼려고 겨울 추위를 ‘몸으로 때우는’ 이가 있는가하면 겨울농사 수익도 보장되지 않는다.
올해 대전?충남지??가계의 유류비 지출은 전년보다 2400억원 증가한 2조9000억원으로 가구당 226만원을 차지, 서민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최근에는 한나라당이 내놓은 감세안 중 유류세 10%인하안이 중상위층 국민에게만 혜택을 줄 뿐이라는 이유로 부결돼 서민들의 시름이 더욱 깊어지기도 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세계적 에너지 경제 권위자 필립 벌리거(Philip Verleger)를 비롯해 옥스퍼드경제연구소 등 세계 주요기관들이 국제유가가 내년엔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어 불안감을 배가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휘발유에 포함된 교육세?교통??등 목적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부터 고유가 시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들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회사원 이모씨는 “고유가의 어려움을 피부로 느끼고 있는 서민들에 대한 배려가 필요할 때”라며 “정부도 당장의 에너지절약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대체에너지 개발 등 중장기 대책 마련에 보다 비중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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