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기천 공주원로원장 |
그래서 공주원로원 같은 노인복지시설에 조차 농민들이 쌀 좀 사달라고 아우성이다. 그것도 한두 명이 아니다. 사방에서 전화가 많이 온다. 내가 돈이 많으면 우리나라 농민들 쌀을 모두 사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성경 창세기에 보면 애굽나라에 기근이 들 것을 예비하고 요셉이라는 지혜 있는 노예를 총리대신으로 세워놓고 애굽나라 모든 지역마다 창고를 지어서 풍년 때에 곡간을 가득히 채워놓고 흉년들 때 애굽 모든 백성을 굶주림에서 지켜낸 훌륭한 왕이 있었다. 우리나라도 예전에는 농협창고마다 곡간이 가득했었다.
그런데 웬일인지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는 명제를 잃어버린 정치인들과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는 멍청한 녀석들 때문에 우리 국민의 생명의 기본이 되는 농업의 소중성을 소홀히 여기고 건강음식의 기초가 되는 우리 농산물을 농약과 화학 비료로 강산을 버려놓더니 이제는 그나마 외국식품을 수입해 먹도록 방치하고 있다.
인류의 역사를 보면 영토 찾기 전쟁의 요인도 결국은 먹거리 전쟁이었고, 앞으로도 경제전쟁 자체가 식량 전쟁임을 알진대 등잔 밑이 어둡다고 어째서 우리나라의 가장 원천적인 농업을 소홀히 하는지 기가 막힐 노릇이다.
지금이야 외국 곡식이 국내산보다 값이 싸다 하지만 우리 농민이 농업을 포기하면 한마디로 우리나라는 큰 재앙이 온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리고 논에는 벼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온도와 기후와 습도와 모든 생태계를 지켜주고 먹여주고 보호하는 원천수가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벼만이 아닌 담수로 인한 논(畓)의 위력은 방대한 저수지와 함께 우리나라의 기후와 환경도 지켜준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 문제는 돈이 아닌 우리생명 자체인 것이다.
우리나라를 생각하고 우리 후손을 생각해 보자. 지금 전국 3000여 군데나 농촌학교가 폐교가 되었고 공주시만 해도 이십 여 군데나 농촌학교가 폐교되었다. 그리고 농촌 면 단위에서 일 년에 출생신고가 한 명도 없는 면이 있다.
이는 곧 국가의 재앙인 것이다. 자손이 끊어지고 농업인의 후계자가 끊어지고 농사짓고 싶은 마음이 없어지면 무엇을 먹고살겠는가? 다른 나라에서 식량을 구해 먹는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기 전에 우리 모두 지금은 비싸더라도 우리 농민의 곡식을 사먹고 우리 농업을 우리가 지켜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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