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음악제는 바흐가 음악생활의 대부분을 보냈던 라이프치히에서 바흐를 기념하여 개최한 국제합창음악제로, 필자는 이번 공연에 동행하여 한국합창, 대전시립합창단이 본고장 무대에서 어느 수준에 위치하는지, 보다 노력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알아보고자 하였다.
이번 페스티벌에 참여한 합창단은 개최국 독일합창단 외에 영국의 ‘Reading Bach Chor’, 미국의 ‘Los Angeles Domchor’, 일본의 ‘Iwata Bach Chor’ 그리고 한국의 ‘대전시립합창단’ 등 5개국이었고, 특히 영국과 일본의 합창단은 악단명에서 알 수 있듯이 바흐음악만을 전문으로 다루는 것으로 정평있는 합창단이었다.
페스티벌 개막식의 각국 참가팀 소개를 겸한 공연에서 대전시립합창단의 연주는 관객에 의해 ‘분더 바흐’가 연발하는 등 타 합창단에 비해 가장 놀라운 호응을 받았다. 이 연주는 생소한 동양의 작은 나라의 합창단에 대한 선입견을 바꾸게 만들었고, 즉석에서 미국 합창단의 미국 초청공연 제의와 독일 에센음대의 교수의 초청공연 제의를 받기도 했다.
첫 날의 단독공연에 대한 관객의 반응은 바흐음악에 대한 영적인 사운드와 표현의 경험이라는 것이었다.
둘째 날의 저녁 합동공연은 대전시립합창단의 기량을 평가해 볼 수 있었던 무대로, 같은 홀에서 이날 오후 3시에 있었던 세계 정상의 ‘성 토마스 합창단’과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주자들의 바흐 ‘칸타타 & 모테트’ 공연에 버금가는 연주력을 들려줌으로서 독일 관객들로부터 뜨거운 기립박수를 받았고, 연주를 들은 페스티벌 관계자로부터 마지막 날 하이라이트 공연의 연합지휘를 이미 예정된 지휘자가 아닌 대전시립합창단의 지휘자로 바꾸겠다는 제의를 받기도 했다.
셋째날 막데부르그의 공연은 또 다른 잊지 못할 감동으로, 기립박수와 커튼콜의 연속이었고, 막데부르크 시위원의 “이것이 진정 한국합창단의 바흐 연주인가”라는 표현과 함께 막데부르크 시장은 대전시립합창단을 다시 초청한다는 제의를 하기도 했다.
페스티벌의 개최지인 라이프찌히는 세계적인 공연장인 ‘게반트하우스’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진 세계 최정상의 오케스트라 ‘게반트하우스오케스트라’를 가진 음악의 도시다.
그럼에도 이 페스티벌에서 대전시립합창단의 공연은 독일과 참가국 합창단에 한국의 대전이라는 도시가 뛰어난 문화예술의 도시임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고, 국가와 도시의 홍보에 있어 왜 문화예술의 교류가 중요한지 인식시킨 무대였다. 뿐만 아니라 한국의 오케스트라가 갖는 서양오케스트라와의 기량 격차에 비해, 한국합창이, 대전시립합창단의 기량이 서양합창계의 정상에 근접해 있음을 확인시켜준 공연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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