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요즘 학생들의 폭력은 정도를 넘고 있다. 폭력서클이 조직되고 이를 당연하게 또는 자랑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어린 초등학생들까지 폭력을 거리낌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학교 폭력이 사회적인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얼마 전 서울지역 94개교 300여명이 가입한 연합서클이 경찰에 적발돼 충격을 줬다.
또한 며칠 전에는 충북 충주지역에서 한 여고생이 폭력에 견디지 못하고 자살한 사건과 관련, 그 지역 동료여고생 1700여명이 “숨진 친구의 원한을 풀어 달라”며 검찰에 진정서를 내 파문이 일고 있다. 지역적으로는 초등학생들의 학교폭력이 줄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일면서 지역 교육계는 물론 학부모들에게 충격으로 와 닿고 있다.
한나라당 이주호의원은 지난달 국감에서 초·중·고 학교폭력의 심각한 실태를 밝히고 교육당국의 미온적이고 부적절한 대처를 지적했다. 이 의원의 자료를 인용하면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전국적으로 학교폭력은 1만7778건이며 이 가운데 대전이 832건, 충남이 165건으로 나타났다.
지역교육계의 자료에도 대전의 경우 초등학생들의 학교폭력은 지난해부터 올 7월말까지 모두 408건으로 신고 접수됐다. 이 중 금품갈취가 220건으로 가장 많았고 구타사건도 74건이나 발생하고 있다.
이 수치는 학교폭력에 대한 신고율이 30% 미만인 점을 감안한다면 초등학교 폭력사건은 수백 건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해당 학부모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는 것이다.
지난 2월말 교육부 등 8개 관련부처와 전문가들이 모여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 5개년 기본계획을 야심 차게 발표했고, 올 초 새 학기부터 학교폭력자진신고 및 피해신고기간 설정 담화문을 발표했다.
교육부총리와 관련부처 장관들 그리고 경찰청장의 합동기자회견은 일회성 이벤트와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했었다. 학교폭력의 원인은 너무도 복합적이기 때문에 해결책도 간단하고 쉽게 실효를 거둘 묘책이 없다. 따라서 장단기적으로 다양한 접근을 할 수밖에 없다.
이 계획에서 첫 번째 반성은 부처간 유기적 협조관계가 없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10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학교 폭력은 줄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은밀하고 지능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계획뿐만 아니라 전문가들은 다양한 눈높이로 나름의 대책을 내놓고 있다. 이들 대책은 학생들의 눈높이와 현실적인 접근부족으로 제대로 실천되지 못하는 듯 하다.
내 아이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모르는데 경찰이나 상담교사, 담임교사가 알겠는가? 대책은 복잡한 그들의 세계를 이해하는데서 시작돼야 한다. 그리고 가정에서부터 찾아야 한다. 대화를 통해 학부모들이 자녀가 어떤 고민을 하고 학교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아야 된다.
결손가정의 아이들은 담임교사가 좀더 적극적으로 신경을 써야 하고 사회가 학생들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경찰의 스쿨폴리스제도가 시행되고 있지만 지역사회와 밀접하게 활동하는 호주 경찰과는 대조를 이룬다. 호주는 경찰서마다 철저한 훈련을 거친 청소년 전문경찰관들이 배치되어 있다.
관할지역의 학교는 언제든지 찾아가 영상물 등으로 개발된 교재를 보여주고 아이들과 토론하거나 부모교육을 한다. 단순대입은 어렵겠지만 호주 같은 학교폭력예방교육이 필요한 때다. 아드보카트호의 한국축구가 지난16일 보여준 세르비아-몬테네그로와의 평가전에서 완벽한 승리를 이끌어 낸 것처럼 합심한다면 분명 묘책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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