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목국가에서 세계제국으로
바뀌는 몽골 역사와의 만남
13세기 초 몽골의 기마유목
몽골 세계제국의 출현은 오늘날 우리에게는 물론 당대인들에게도 놀라운 역사적 사건이었다. 때문에 제국의 흥기와 팽창 과정에 대해 몽골, 중국, 이란, 러시아, 고려, 인도, 이집트 등 수많은 민족이 각기 자기들의 언어와 문자로 기록을 남겼다.
갖가지 언어와 형식으로 기술된 이 수많은 기록들 가운데 정확성과 상세함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것이 바로 ‘집사’이다. 저자인 라시드 앗 딘은 몽골의 지배를 받던 이란에서 칸의 최측근으로 재상의 직무를 수행하던 중 칸의 칙령과 후원을 받아 집필했기에 지금은 사라져버린 ‘원자료’들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었다.
이 저술은 몽골 제국을 건설하고 통치했던 군주들의 연대기를 종합, 서술한 것일 뿐만 아니라 몽골 이외에도 중국, 인도, 아랍, 투르크, 유럽, 유태 등 여러 민족들의 역사까지도 집대성하고 있다.
실제적으로 유라시아 대륙의 모든 민족의 역사를 망라해 서술한 이런 규모의 저술은 그때까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으며, 그런 의미에서 학자들은 ‘집사’를 가리켜 ‘최초의 세계사’라 부른다. ‘집사’는 제1권 ‘부족지’와 제2권 ‘칭기스 칸 기’, 제3권 ‘칸의 후예들’로 구성된다.
‘부족지’와 ‘칭기스 칸 기’가 각각 몽골제국의 준비기와 태동기를 다룬 것이라면 이 책은 세계제국으로 발돋움을 시작해 그 최종적인 완성을 보는 시기까지를 설명하고 있다. 칭기스칸이 사망하고 난 뒤 그의 후계자들의 시대가 되면서 전쟁의 패턴은 급속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종래 약탈과 응징의 성격을 갖던 전쟁은 이제 정복과 지배를 지향하는 것으로 바뀐 것이다.
칭기스 칸의 아들이자 후계자인 우구데이 카안의 시대부터 몽골 제국은 이미 ‘유목국가’가 아니라 ‘세계 제국’으로의 지향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칸의 후예들’은 우구데이 이후 변화된 제국 경영의 양상들과 함께 동·서양에 걸쳐 세계 최대의 ‘통일제국’의 기반을 만들기까지의 몽골역사를 만날 수 있다. 3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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