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들이 소비자의 수요에 맞는 상품을 공급하면 소비자들은 적절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물건보다 품질이 낮으면 소비자들은 외면하거나 낮은 비용을 지불하려고 한다. 필요로 하는 상품보다 품질이 좋거나 없으면 안 될 상품이라면 소비자들은 높은 가격을 주고서라도 구매하려 할 것이다.
요즈음 정치상품의 가치에 우리는 적절한 비용을 지불해 왔는가? 정치라는 상품을 만들고 있는 우리나라의 정당들은 소비자들의 요구를 알지 못하고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만들어 놓으면 팔린다고 생각하는 오만에 빠져 있다.
더구나 저질의 상품이나 불필요한 상품을 만들어 놓고 비싸게 팔려고 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그 상품을 외면하거나 무시하고 있다. 여기에는 소비자들의 잘못도 없지 않다. 정치상품의 소비자로서 최소한의 노력이나 역할도 없이 내 고장, 내가 아는 사람이 만든 상품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사놓고 나중에 후회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 정치라는 상품은 반품도 안되고 버릴 수도 없으며 새로운 상품을 사려면 몇 년을 기다려야 한다. 좋은 정치상품은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아야 하고, 믿을 수 있는 상품이어야 한다. 상품을 소비자들이 믿고 사려면 깨끗하고 좋은 재료를 사용하여 깨끗한 생산시설에서 철저한 위생관리를 통하여 생산하여야 하고, 원가나 제조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하며, 그 상품에 포함된 성분이 무엇인지도 밝혀야 하며, 유통과정도 세심하게 관리, 상품에 이상이 있을 때는 리콜하는 등 신뢰를 얻어야 한다.
그리고 소비자들도 상품의 가격이 적당한지, 품질은 어떠한지, 재료는 어떤 것을 썼는지, 상품에 어떤 성분이 들어 있는지, 유통기한이 넘지는 않았는지, 원산지는 제대로 표시되어 있는지, 쓸모가 있는지 등을 생각하여 구매하여야 한다.
현재 정치라는 상품을 생산하는 정당들이 기업이라면 부도가 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현재의 정치 상품이 기생충알 김치, 납김치, 불량만두 등과 무엇이 다른가? 부정한 방법으로 재산을 취득하거나 법을 위반한 사람이 의원직을 유지하거나 조상의 잘못에 대하여 솔직하지 못하거나 자식이 병역의무를 다하지 못하도록 국적을 포기시키는 것 등은 아주 불량한 정치상품이다.
이런 불량상품이 넘쳐나도 소비자들에게 필요한 좋은 상품을 만들어 공급하려는 노력을 하기보다는 다른 상품보다 더 많은 시장을 차지하려는 마케팅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그 마케팅 방법도 내 상품의 우수성을 알리기보다는 다른 상품을 비방하거나, 내 지역상품만을 사라고 애원하거나 학연, 지연 등 인맥을 활용한 구태의연한 마케팅에 머물러 있다.
글로벌시대인 요즈음 정치라는 상품도 국내의 시장만을 가지고 경쟁을 할 것이 아니라 국제 경쟁력을 갖춘 세계일류상품(세계의 지도자)을 만들어 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국민들은 정치라는 상품도 수입품을 써야 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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