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이 떨어지는 것을 보는 재미와 또 낙엽을 밟는 재미에 밤에 하는 산책은 한해를 정리 하는 양 경건한 마음이 들기까지 한다.
집이 둔산인데 산책 중에 눈에 보이는 신도심의 밤거리는 오색찬란하게 번쩍거리는 네온사인의 홍수이다.
이 가운데 유독 눈에 들어오는 것은 노래방 간판들.
웬만한 건물에는 하나씩 있는 것 같고 자세하게 들여다보니 한집 걸러 하나씩 자리잡고 있는 것 같다.
다시금 느끼지만 우리나라 사람들 만큼 노래 부르기 좋아하는 민족은 별로 없는 것 같다.
한번은 동료들과 노래방을 찾았는데 무려 1시간을 기다려야 우리들 순서가 온다고 했다.
그래서 10여분을 기다리다가 그냥 나왔는데 그 동안 잠깐 다른 사람들의 노래를 들었지만 대전의 내로라 하는 가수들이 모두 모여있는 것 같았다.
얼마나 잘 부르던지 처음에는 진짜 가수들이 와서 콘서트라도 하는 줄 착각이 들 정도였다.
노래는 우리가 가장 좋아 하고 즐기는 장르다.
가사가 있어 이해하기가 쉽고 또 이해가 잘 되니 감정 잡기도 쉽고….
거기에 에코 잔뜩 들어간 마이크만 있으면 가수도 안부러울 일이다.
또 우리민족은 노래에 관한 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산이나 바다, 심지어는 식당에서도 마음만 먹으면 가능하다.
그래서 노래가 음악의 장르중에 가장 대중적인 모양이다.
요즘 음악계에 우리 가곡을 듣기가 쉽지않다.
오히려 외국가곡이나, 오페라 아리아는 많이 들을수 있는데 5년전만 해도 봄맞이, 가을맞이 가곡의밤이 있었는데 우리말, 우리정서가 담긴 우리가곡이 외국 노래보다 홀대 받는 것 같아 아쉽다.
음악회를 기획하는 기획자나, 성악가들 모두 우리 가곡의 보급과 연구를 게을리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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