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적으로 왜 우리나라는 계속 안전문제를 간과하고 비틀거리는 제도를 만드는지 정말 한심하다. 물론 후에 보정된 제도를 만들었지만 검증은 화재나 안전사고가 일어난 후에 가능한 것들이다.
이러한 문제점은 결국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재산피해를 가져오는 데도 눈앞의 이익을 보고 이를 좇아가는 것만 같은 의심이 든다.
발코니를 확장만 할 것이 아니라 아예 근본적인 생활공간 확보를 위한 건축법상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과 안전대책을 수립한 후에 정책을 진행 시켰어야 마땅했다고 본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정책은 이상하게도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발코니를 확장하여 주택의 생활공간을 넓히면 그만큼 이익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생활공간의 편의성에서 중대하게 간과하는 측면이 있다. 그것은 모든 사람들이 화재를 거의 겪어보지 않아 화재가 얼마나 무서운지 모르기 때문이다. 삼풍백화점 사고와 같은 건물이 무너지는 사고를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그 끔찍했던 상황을 제대로 알지 못 한다.
사람들은 보통 뉴스로 보고 들어서 당시의 처참함과 참혹성은 알지만 정말로 무서운 그 느낌을 모른다. 필자는 소방업무에 종사하면서 그 위험성을 보통 사람들보다 잘 알고 있는 편이다. 화재의 위험은 정말 그런 상황에 처해본 사람이어야 제대로 안다.
이것이 안전사고 불감증이 깊이 뿌리내리는 이유다. 아파트 발코니 확장도 바로 그런 불감증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필자는 본다.
안전을 간과한 결과는 훗날 참혹한 비수가 되어 반드시 날아온다는 점과 우리 가족과 이웃에게 피눈물을 흘리는 결과가 올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발코니 확장 문제는 이에 대한 대책을 완벽히 해놓지 않으면 인재를 초래한 정책이란 과오만 남길 것이다.
화재와 같은 사고는 불길과 연기에 직면해서는 발코니와 같이 피난장소가 없다면 정말 위험하다. 화재가 발생한 건물에서 애타게 손을 흔들거나 최후의 한순간까지도 살려달라고 매달려 있는 곳은 그나마 발코니다. 이러한 최후의 피난처를 없애버리면 그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더 이상은 상상에 맡겨본다.
그런 상황에 아파트 난간에 매달려 있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 아닌 나와 우리가족이라는 생각을 반드시 해보아야 한다. 아파트 발코니 문제가 건축법상 가능해진다고 해도 아파트 이용자들은 화재로부터의 위험성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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