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제목대로라면 그저 이슈 하나를 날리는 정도가 아니라 어느 정도의 심층적 연구가 있었을 것을 기대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실제 내용은 그저 아직 삽질도 하기 전이었다. 즉, 신도시가 기존 지역에 미치는 다양한 영향에 대한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평가(Impact Analysis)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다.
둘째, 관련 전문가에 의한 지나치게 전문적인 터치가 주류를 이루었다. 이 부분은 특히 주의할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시대적 감각이 충실히 반영, 도입되기 위한 유연성이나 혹은 다양성의 욕구를 무시할 순 없을 것이다.
셋째, 아산의 정체성에 대해서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느낌이다. 아산시민이 만들고자 노력하는 것과 외부인이 결과적으로 느끼는 것으로 나누어 볼 필요가 있다. 사실은 우리 아산시민이 마음을 비우는 자세에서 외부인의 다양하고 객관적인 관점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말이 될 것이다.
넷째, 아산을 호위하는 주변 지역에 대한 분석과 이해가 언급되지 않은 것은 의아스럽다. 알다시피 아산은 천안을 배후 또는 발진기지로 삼아 인근 평택과 당진, 예산, 공주 등과 때로는 치열하게 경쟁하며 때로는 원만히 상호보완하면서 입 벌린 서해바다로 나가 중국으로 또 세계로 진출하는 형세를 취하고 있다. 동세서진(東勢西進)이랄까. 경계를 넘어 이 지역들을 포괄하는 광역권적 분석과 이해 및 해결 방안의 도출은 단순히 도(道)나 국가의 과제로 떠넘길 수 없다.
다섯째, 초기 단계라 그런지 모르나 새로운 아이디어의 가능성에 대한 단초가 발견되지 않는다. 상황의 인식과 해결에 대한 접근방법으로 아웃사이드 인(Outside-in)과 인사이드 아웃(Inside-out)이 있다. 둘 다 필요하다. 아직은 인사이드 아웃으로 일관되어 있는 느낌이다. 아산시가 바라보는 아산시, 도시를 잘 아는 전문가에 의한 도시개발의 한계, 오로지 인프라에 집중된 시각 등이 극복되어야 마땅하다.
여섯째, 아산을 양축도시로 볼 것인가, 삼축도시 또는 천안 내 중심축들을 포함한 다축도시로 볼 것인가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온양시가지가 다축 중심의 경우, 국제회의 등을 무난히 유치할 수 있는 교통과 숙박, 더불어 관광의 요지가 되어야 할 것인가, 아니면 제3, 제4의 대안을 찾기에 골몰해야 할 것인가는 고민의 핵심이 되어야 할 것이다.
세 시간이 넘는 토론회의 흐름을 지켜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그 중 기억되지 않으면 안될 것이 ‘업그레이드(Upgrade)되어야 할 아산’ 이었다. KTX 천안아산역명 결정 과정에서 우리는 무엇을 얻었으며 어떤 것을 교훈으로 배웠는가. 그것이 형제 같은 양 도시간의 갈등이었다면 이번의 주제는 자칫 아산 내의 분열을 야기할 핫 이슈가 아닐 수 없다. 충남의 형님으로 자처하기 위해 넘고 넘어야 할 산이 많음에도 오히려 안으로 우리를 옥죄는 다운그레이드를 경험하지 않도록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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