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시평] 정치권의 블루오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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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시평] 정치권의 블루오션

  • 승인 2005-11-09 00:00
  • 송명학 편집국 부국장송명학 편집국 부국장
▲송명학 편집국 부국장
▲송명학 편집국 부국장
세상이 많이 변했다. 세상이 변해가는 만큼 우리의 정치성숙도가 따라가지는 못하지만 그 철옹성 같기만하던 정치권도 변화의 요구에는 어찌할 수 없는 모양이다. 도무지 변하지 않을 것 같던 정치권이 지금 블루오션 찾기에 열중이라니 말이다. 블루오션이라는 가능성이 무한한 대양을 향해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블루오션이란 무엇인가. 경쟁이 없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다는 기업생존전략이다. 기존의 고객시장을 대상으로 뺏고 뺏기는 경쟁방식으로는 더 이상 기업의 생존을 담보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출발한다. 일종의 전략이동인 셈이다. 블루오션은 현존의 시장에서 그 해답을 찾지 않는다. 그래서 기업간 치열한 경쟁을 벌이지 않는다. 상대가 잃으면 내가 얻는 제로섬게임도 아니다. 아무런 거침없이 큰 바다를 헤쳐나가는 그런 큰 바다를 찾는 것이다.

정치권이 마치 한목소리로 블루오션을 외치고 있는 것은 변화의 조짐이 아닐 수 없다. 최근에 청와대는 이런 말을 했다. 대한민국의 CEO인 노무현 대통령은 지금 블루오션 찾기에 열중이라고. 레드오션(경쟁이 치열한 전통시장)에 갇혀 있는 국가적 과제를 블루오션(경쟁없는 새로운 황금시장)으로 옮기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역시 한국 정치의 블루오션 전략을 역설하고 있다. 박대표는 경제를 우선하는 정치, 국민을 중심에 둔 정치, 반 지지세력도 통합하는 정치를 블루오션이라고 했다.

상대의 실수가 나에게는 최대의 호기로 여론몰이를 하는 전략은 전통적인 정치권의 경쟁전략인 레드오션전략이다. 그렇기에 정치권은 상대방의 약점을 잡아내고 욕설에다 비방만이 난무한다.상대가 실수하면 반사이익을 가져올 수 있다는게 우리 정치권의 상식이 아닌 상식이 돼 버렸다.그 상식은 여전히 깨지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라면 그 어느 정치인도, 정당도 정체성을 확고히 할 수 없고 국가적 비전을 제시할 수 없다. 지금 국민은 먹고살기 위한 처절한 투쟁을 하고 있다. 세계화가 가져온 비극이 양극화라면 이 양극화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은 여전히 레드오션의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소모적인 경쟁에만 집착한다.

세상은 변해서 새로운 변화된 접근방식을 요구하는데 정치는 여전히 70년대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국민들은 변하고 있다. 이분법적인 싸움에 넌덜머리를 내고 이념,연령,지역싸움에도 관심이 무뎌지고 있다.지난 10·26 선거에서도 강정구파문의 효과는 미미했고 경상도에서 열린 우리당 후보들이 선전한 것 만봐도 이제는 이같은 사안들이 더 이상 정치권의 논쟁거리가 될 수 없다. 종전의 전략으로는 더 이상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이것이 정치권이 혁신가치를 위해 전략적 이동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역정치권도 재편 작업이 활발하다. 최근에 자민련과 국민중심당이 통합을 선언함으로써 내년 지방선거는 집권당인 열린우리당과 제1야당인 한나라당, 충청지역 정서를 앞세운 통합신당간의 한판승부가 불가피 해졌다. 하지만 이들의 전략이 종전 방식을 그대로 답습한다면 전략부재이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지도 모른다.

연정이니 거국내각이니 하면서 혼돈을 조장하고 당연히 지역발전에 앞장서야할 집권당이 지역발전을 들고나오며 올인전략을 구사하는 것은 너무도 유권자를 쉽게보는 발상이다. 제1야당인 한나라당이 박근혜대표나 이명박서울시장의 인기만 앞세우는 무기력함이나 집권당인 열린우리당의 헛발차기로 이삭줍기나 하려는 안이함도 경계해야할 대목이다. 통합신당은 어떠한가. 지역감정이 기승을 부리던 3김시대의 향수에 젖어 지역바람 불기만을 기대하고 당이 태어나기도 전부터 연대운운하는 것 또한 유권자들을 우습게아는 처사가 아니겠는가. 지역정치권의 블루오션 찾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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