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곧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여성 요실금에 관한 연구내용을 발표하자 발표회장은 쥐죽은 듯이 조용해졌고, 발표가 끝나자 마자 수많은 질문들이 터져나오는 등 아주 대단히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마치 참석한 한국의 모든 의사들이 황우석 박사라도 된듯한 분위기 였다고 하셨다. 그러면서 현재 유치경쟁이 치열한 세계 피부과 학회도 황우석 박사를 특별초청강연자로 모시면 학회의 서울 유치는 따논당상이라고 조언도 해주셨다.
요즈음 세계인류는 조류인플루엔자로 인해 공포에 떨고 있다. 한국에 조류인플루엔자의 예방백신을 연구하는 연구소를 차릴 예정이라고 신문지상에서는 앞다투어 발표를 하고 있고, 세계 유명 제약회사에서는 조류인플루엔자 치료제의 생산공장을 한국에 짓겠다고 발표하는 등 한국은 독보적인 나라가 된 듯한 느낌이다. 바야흐로 한국은 BT의 최강대국 나라 반열에 우뚝서게 된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초·중·고등 학생들을 보자. 도대체 BT, IT 최강대국 나라 학생들이 등하교시 손에는 신발주머니 내지, 맨손으로 슬리퍼를 들고 등하교를 하고 있는 형국이다. 생고무를 수입할 돈이 없어서 슬리퍼가 귀한 것은 아닐 텐데 말이다. 그 맨손에 들여 있는 바로 그 슬리퍼를 신고 우리 아들 딸 들은 교실로, 복도로, 바닥에는 오물이 가득한 화장실로, 심지어는 운동장에까지 신고 나갔을 텐데. 아마도 그 신발에는 조류인플루엔자를 포함한 오만 병균이 묻어있을 텐데. 만일 조류인플루엔자가 우리나라에 들어오면, 분명히 그 맨손으로 들고 오는 흙묻은 슬리퍼를 통해서 가정으로 들어올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APEC회의에 참석하는 국가정상의 눈에, 배아줄기세포를 연구하기 위해서 세계에서 오는 석학의 눈에, 조류인플루엔자 예방백신과 치료약을 개발하기 위해서 한국에 속속들이 오는 제약회사 관계자의 눈에, 그리고 추운계절에 맨발로 다니는 북한 동포의 눈에, 우리 학생들의 맨손에 들려있는 흙묻은 슬리퍼는 도대체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복지부장관, 교육부장관, 그리고 교육청 장학사, 그리고 일선학교에서 APEC을 반대하는 수업을 진행하는 전교조 선생님들…. 부디, 제발 우리학생들의 맨손에 들려있는 흙묻은 슬리퍼와 실내화주머니는 도대체 언제 해결해 주실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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